전자담배도 稅강화…니코틴 함량따라 세금 차등화

담배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성인 남성의 흡연률이 처음으로 30%대에 떨어졌다. 정부는 성인남성 흡연률을 2020년까지 30% 아래로 떨어뜨리기 위해 학교 주변 소매점의 담배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판매·광고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흡연자들이 전자담배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금도 상향 조정한다.
보건복지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0일 “담뱃값 인상과 음식점 전면 금연 실시의 영향으로 사상 처음으로 성인 남성 흡연율이 30%대로 떨어졌다”며 “2020년 흡연율 20%대를 목표로 강력한 비가격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자담배에 대한 제세 부담금 체계를 니코틴 함량에 따라 세금을 물리는 식으로 개편키로 했다. 현재는 전자담배 용액의 부피에 따라 세금이 부과돼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니코틴이 들어있는 용액과 용액에 첨가하는 향료를 따로 판매·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담배사업법 등을 개정해 전자담배 용액 부피 기준을 니코틴 함량 기준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담배사업법과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해 학교 주변 50ｍ에 해당하는 ‘학교 절대 정화구역’ 내 소매점에서의 담배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단계적으로 ‘학교 상대 정화구역’(학교 주변 200ｍ)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 12월 시행예정인 담뱃갑 경고그림 제도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담배 진열 시 경고그림을 가리는 행위도 금지하기로 했다. 담뱃갑 면적의 30%인 경고그림의 면적비율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명 ‘까치담배’로 불리는 담배의 낱개 판매 금지도 법제화하고, 내년까지 담배 속 ‘가향(식품이나 향기가 나는 물질을 추가하는 행위)물질’ 유해성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 2018년까지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성창현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공중이 이용하는 실내에서는 금연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공간에 대해서만 매우 예외적으로 흡연을 허용하는 식으로 법체계를 바꿀 때”라고 밝혔다. 성인이 이용하는 카지노, 주점 등에서는 흡연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하려는 취지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