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거센 가운데 여전히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형마트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이들 대형마트의 행보는 온라인몰과 편의점 등에서 옥시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과 대조를 이뤄 앞으로 비판 강도가 얼마나 거세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유통업계 및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GS25, 씨유(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체들은 사실상 옥시 제품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신규 발주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점포별로 팔던 기존 옥시 제품을 모두 빼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업계도 옥시 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 의사를 밝히며, 판매 중단과 상품 철수, 신규발주 전면 중단 의사를 표명했다.
반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여전히 매장에서 옥시 제품을 대규모로 진열해 놓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옥시와 마찬가지로 피해자를 내놓은터라 강한 비판이 쏟아진다.
그렇다면 대형마트에서 옥시 제품을 버젓히 판매하는 속내는 뭘까.
대형마트 역시 기본적으로는 신규 발주를 중단하고, 기존 옥시 제품 진열을 줄여 최소 판매만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재고가 많아 당장 철수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몰이나 백화점, 편의점 등에서는 점포별로 진열되거나 입고된 옥시 제품이 많지 않아 쉽게 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대형마트에서는 워낙 옥시 재고가 많아 한꺼번에 다 빼버리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옥시의 대표적인 표백제 ‘옥시크린’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있기 전표백제 카테고리에서 대형마트 매출의 80~90%를 차지해 왔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대형마트로서는 대량으로 제품을 주문해 미리 확보해 둔 상태다.
‘옥시크린’이나 제습제인 ‘물먹는 하마’ 등 옥시의 대표 제품들을 대체할만한 상품이 마땅치 않은 것도 대형마트들이 이번 불매운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이유다. 대체제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옥시 제품을 여전히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간과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소비자 단체들은 대형마트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옥시 불매운동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촉 활동이나 한시적인 신규 발주 중단 등 소극적인 움직임에 머무르지 않고 기존 제품의 반품, 완전 철수 등의 적극적인 액션이 필요하다는 것.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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