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영난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남몰래 장인상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 모친상 때도 비서실에도 알리지 않고 상을 치른데 이어 두번째다.
12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권 사장은 지난 10일 노조와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 상견례를 위해 울산으로 내려가던 장인상 소식을 접했다. 이날 노조와 상견례는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악의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각계의 시선이 주목되는 행사였다. 권 사장은 비보를 접했지만 담담했다. 권 사장은 예정대로 울산에서 상견례 행사를 하고 오후 늦게 서울로 돌아왔다. 비서진에게 “개인적인 일로 잠시 자리를 비운다”는 말만 남기고 조용히 상을 치뤘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과 깊은 관련이 있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이용하지도 않았다. 눈에 띌 것을 염려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장은 서울시립인 보라매병원에서 장례를 치르고 12일 오전 발인까지 마쳤다. 그리고 나서 바로 울산으로 다시 내려갔다.
권 사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개인적인 일로 부담을 끼쳐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권 사장은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이었던 2012년 9월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도 주위에 일체 알리지 않았다. 모친이 금요일 돌아가시자 주말에 상을 치르고 월요일에 정상 출근했다. 당시에는 장
지난 2014년 10월 현대중공업 위기 극복을 위해 소방수로 투입된 권 사장은 취임 이후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2일 KEB하나은행을 비롯 채권단에 자구계획을 제출하며 임원들부터 솔선수범하며 위기극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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