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K터빈 김정훈 대표 |
2011년 당시 포스코에너지의 오창관 사장은 HK터빈 김정훈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이 질문을 던졌다. 사실, 김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제품 모델의 구상을 끝낸 상태였다. 하지만 이를 제품으로 구현할만한 설비, 인력, 여유자금이 부족했고 파트너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
스팀터빈은 원자력발전, 화력발전 설비 중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핵심기기로 기계공학 분야의 꽃이라고도 불리는데 GE를 비롯해 지멘스, 미쓰비시중공업, 알스톰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시장을 주름잡고 있었다. 김정훈 대표는 “폐열을 회수해 사용하는 용도의 터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스팀터빈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고안해야 했다”고 밝혔다. 가령 섭씨 200도 이하의 폐열 회수에 쓰이는 포화증기에 스팀터빈의 블레이드(날개부분)가 노출되면 부식이 되고 가격 역시 폐열회수 용도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비쌌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한 해답은 고대 그리스 시대의 엔지니어였던 헤론(Heron)이 고안한 증기기관 모델에 이미 나와 있었다”며 “하지만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한 이는 단 한명도 없었고 관련 논문 한편 없어 처음에는 개발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헤론의 모형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용·반작용의 원리를 터빈에 접목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세계 유일의 반작용식 디스크 타입의 터빈이다. 기존 터빈은 고열의 스팀이 날개 부분인 블레이드를 때려 고속 회전을 시킴으로써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HK터빈은 블레이드 자체를 만들지 않고 스팀을 터빈의 좌우로 분사시킴으로써 회전력을 얻어 발전시키는 원리다. 50~300kw급 터빈을 개발해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 EU 등 해외 5개 특허와 22건의 국내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아이디어를 눈여겨 본 포스코에너지 실무진은 1년6개월간 검증 과정을 거친 후 지난 2012년 폐열을 활용해 발전하는 ‘신시장’ 공략을 위한 터빈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3년간 박사급 인력 6명을 파견하고 50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할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 대표는 “블레이드 타입은 대용량 대형 발전소에 주로 쓰이는데 HK터빈에서 제작한 제품은 200도 이하의 버려지는 폐열을 전기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제지 제철 주정 고무 염색공장 등에서는 폐열을 활용하지 못하고 버렸는데 터빈을 활용해 발전하면 상당수 전력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HK터빈은 산업 폐열 재활용 및 바이오매스 산업을 타깃으로 삼아 수출 비중을
[안양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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