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적에서 이제는 무역 파트너로 발전.”
미국 USA투데이가 이번 미국·베트남 정상회담에 대해 다룬 한 기사의 제목이다.
이 기사 제목대로 정상회담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바로 경제협력이었다.
무엇보다도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이행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 미국측으로선 최대 경제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23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TPP의 조기 비준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일본, 베트남 등 12개국이 지난 2월 TPP에 공식 서명하고 국가별 비준을 추진하고 있는데 TPP 최대 수혜국으로 꼽히는 베트남 정부는 오는 7월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정치권 반발로 조기 비준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베트남이 먼저 비준을 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여론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베트남 기업 간에 160억달러(약18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다.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베트남의 저가 항공사인 비엣젯항공에 항공기 100대를 공급하기로 결정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총 113억달러(약 13조3000억원) 규모다. 비엣젯은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 순방에 맞춰 계약을 체결했다. 보잉은 항공기를 2019년부터 4년간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비엣젯 항공은 베트남 저가항공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는 항공사다. 지난 3년간 평균 20%씩 성장세를 이어왔다.
또 미국 엔진 제조사인 프랫앤휘트니는 135개 항공기 엔진을 수출하기로 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베트남 정부와 1000MW 용량의 풍력발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미국과 베트남은 베트남전 종전 20년 만인 1995년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 경제 교류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15년 양국 교역액은 450억달러로 10여 년 사이에 7배가량 늘어났다. 미국은 베트남의 1위 수출시장이다.
이외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이 베트남전 때 살포한 고엽제 피해를 줄이고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미국 대사관과 베트남우호친선단체연합회 주최 행사에 참석하고 베트남 남부 경제도시 호찌민을 방문, 양국 경제인을 만난 뒤 25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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