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수술 후에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 중 하나로 알려진 ‘정맥혈전증’은 체내에 생긴 혈전(피가 굳어진 덩어리)이 혈관을 막아 생기는 질환으로, 다리쪽 정맥에 주로 나타나며 고령 및 거동에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흔히 발생한다.
이러한 정맥혈전증은 심할 경우 폐 혈관을 막아 급사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서양에서는 대장암 수술후 약 15~40%의 환자에서 정맥혈전증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암 수술을 받는 모든 환자에게 항응고약제를 사용한 정맥혈전증 예방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암 수술 후 정맥혈전증 발생 확률이 서양보다 낮을 것이라는 경험적 인식이 있어 왔기 때문에 수술 후 출혈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예방적 항응고약제를 서양처럼 일률적으로 모든 환자에게 시행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에 관한 의문이 있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대장암 치료팀(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 외과 강성범, 김덕우 교수, 영상의학과 최상일 교수)은 국내 대장암 수술 환자의 정맥혈전증 발생률을 밝혀내기 위한 대규모의 전향적 연구를 시행, 한국인의 수술 후 정맥혈전증 발생 위험률을 밝혀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1년 9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5~14일 사이에 하지 정맥 초음파를 시행, 정맥혈전증 발생 여부를 전향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400명 중 정맥혈전증이 발생한 환자는 단 12명(3%)에 불과했으며, 이중에서도 상당수는 임상적 의미가 적은 무릎 아래쪽에 혈전증이 발생한 케이스로 위험도가 낮았다. 반면, 70세 이상의 고령이거나 동반질환 수가 많은 환자의 경우 및 수술 전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증가 소견이 있을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수술 후 정맥혈전증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근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인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최초의 대규모 전향적 연구로, 서양에 비해 수술로 인한 정맥혈전증의 발생빈도가 한국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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