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속 출고량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위스키 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위스키 분야 국내 2위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근 영업담당 임원을 포함한 총 4명의 임원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했다.
특히 지난 2011년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로 부임한 장 마누엘 스프리에 사장도 글로벌 본사에서 해임 통보를 받았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스프리에 사장은 지난 2014년 10월 3년간 연임에 성공해 실제 임기는 내년까지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인사 평가 시기여서 영업 분야를 포함한 임원들이 희망퇴직을 권고받을 수는 있지만 사장 해임 통보에 대해서는 전혀 확인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이 회사 김귀현 노조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노조는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들이 실적 부진에 대해 사임 등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며 "현재 임원 4명을 제외한 사장 해임 통보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사장을 비롯한 고위경영진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이번 구조조정으로 전격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지만 실적 개선의 기미는 흐릿하다. ‘임페리얼’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등 유명 위스키를 수입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 2000년 진로발렌타인스를 인수한 후 국내 위스키 시장 1위로 올라섰지만 지난 2008년부터 이 자리를 경쟁사인 디아지오코리아에 내줬다. 지난 2013년에는 적자전환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고 2014년엔 시장 침체와 인력 적체가 심하다는 이유로 희망퇴직을 받아 30여 명의 직원들을 내보냈다.
지난해에는 위스키 업계 사상 초유의 노조 파업도 맞았다. 낮은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높은 배당률에 직원들이 분노한 것이다. 여기에 사측이 들고온 1%대 임금인상안도 극심한 노조 반발에 부딪혔다. 비록 파업은 38일째에 종료됐지만 페르노리카코리아 위상에 금이 갔다.
여기에 새로 내놓은 신상품들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선보인 석류향 저도주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이나 ‘임페리얼 네온’은 경쟁사가 이끌어낸 무연산·저도주 열풍에 발만 담갔다는 평가다.
이에 페르노리카코리아의 국내 위스키 시장 점유율은 추락을 거듭 중이다. 2012년 35.4%에서 지난해 25.3%까지 떨어진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23%로 내려앉았다.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가 2012년 37.7%에서 올해 1분기 37.4%로 점유율을 유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2012년 2%대 점유율에 그쳤던 골든블루는 올해 1분기 19.8%까지 급증하며 페르노리카코리아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회사가 아닌 브랜드별 점유율에서는 올해 1분기 ‘골든블루’ 제품이 19.8%로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 제품 ‘임페리얼’(16.8%)을 3위로 밀어내고 처음 2위 자리에 올라서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
[서진우 기자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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