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은 검찰수사로 ‘뇌사상태’에 빠진 롯데그룹의 우선순위 과제로 호텔롯데의 상장 재추진을 꼽았다.
그만큼 호텔롯데 상장이 신 회장의 경영권 강화에 남다른 의미가 있음을 방증하지만, 연내 호텔롯데 상장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 15일 신동빈 회장은 출장지인 미국에서 검찰 수사와 함께 중단된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올 연말’이라는 시한까지 못박는 등 신 회장은 상장 추진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금융투자업계와 그룹 관계자들은 적잖이 놀란 눈치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상장하도록 하겠다는 의사표현은 내부적으로도 미처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며 “하지만 그만큼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당초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압수수색 등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신 회장 입장에서 호텔롯데 상장은 국적과 국부유출 논란을 잠재우고,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의 차원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그룹 개혁의 첫번째 과제로 호텔롯데 상장을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신 회장의 이런 완고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연내 상장 실현 가능성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호텔롯데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연내 상장은 사실상 물건너 가기 때문이다.
상장 업무를 주관하는 한국거래소 관련 규정에 따르면 감사보고서 감리 결과 국내회계기준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되거나 과징금 부과 조치를 받아 상장심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3년 이내 상장예비심사를 다시 신청할 수 없다. 꼭 규정상의 문제가 아니어도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 등을 목적으로 상장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상장신청 접수를 거부할 수 있다.
현재 검찰은 롯데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과 횡령·배임 혐의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들은 이미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또 다른 대어를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호텔롯데는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혔을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상장을 철회하면서 공모 투자금을 재확보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상장 철회를 한번 한 기업에 대해 그 동안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정한 편이었다”며 “아무리 롯데라 해도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 (호텔롯데) 상장을 다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호텔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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