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측정하는 혈압이 더 유용할까? 아니면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이 더 유용할까?
일본 고혈압 학계의 권위자 도호쿠(北東)대학 이마이 유타카 교수는 최근 대한고혈압학회(회장 임천규)가 주최하고 한국오므론헬스케어(대표 요시마츠 신고)가 후원하는 좌담회에서 “가정혈압은 진료실혈압 및 활동혈압보다 재현성 높은 결과를 제공하며, 고혈압 환자의 표적기관 손상과 예후를 측정하는 데 적합하다”며 “혈압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환자의 혈압조절 의지와 의사의 적극적인 치료에 동기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의사-환자간 상호 협력과 커뮤니케이션을 증진해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마이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가정혈압 측정의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연구 결과, 혈압 변동성이 큰 환자들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장기적인 가정혈압 측정 데이터는 혈압 변동성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아침혈압-저녁혈압을 비교하면 항고혈압제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 치료 목표를 조율하는 데 유용하다” 고 전하며 가정혈압 측정으로 고혈압 진단에 유용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마이 교수는 일본(2015년)과 한국(2016년)의 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소개했다. 일본 의사의 62.2% 가 “진료실 혈압보다 가정혈압이 고혈압 측정에 더 적합하다”라고 응답했으나, 한국 의사는 단 29.9%만이 ‘그렇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가정혈압을 진료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일본 고혈압학회의 2014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진료실 혈압과 가정혈압 사이에 차이가 있을 경우 가정혈압을 기반으로 한 진단을 우선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진료실 혈압 140/90mmHg 이상인 환자의 가정혈압이 135/85mmHg 이상일 경우 고혈압으로, 그 미만일 경우 백의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진료실 혈압이 140/90mmHg 미만이고, 가정혈압이 135/85mmHg이상일 때는 가면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국내 진료지침에는 가정혈압 측정 방법은 명시되어 있으나, 이를 진료에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 중에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김철호 교수는 “많은 의사들이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로 이를 진료시 적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느껴, 학회에서도 구체적인 가정혈압 측정 방법 및 진료 가이드라인 개선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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