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 가운데 자동차·철강 수출엔 이번이 '기회'?
↑ 브렉시트 후폭풍/사진=연합뉴스 |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가 전세계 경제에 전반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오히려 우리 수출 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라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품목에서는 가격경쟁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이며 영국 등 EU 시장에서는 일부 품목이 관세율 변화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렉시트 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엔화 가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쿄 외환 시장에서 23일 달러당 104엔 전반 수준이던 엔화 가치는 24일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한때 1달러에 99엔을 기록하는 등 가치가 급등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의 상장기업은 2016년도에 1달러에 110엔, 1유로에 123엔 수준의 환율을 가정하고 경영 계획을 세웠습니다.
만약 엔화 가치가 1달러에 100엔, 1유로에 110엔 수준으로 상승한 상태가 1년간 이어지면 도요타나 캐논 등 주요 수출 기업 25개사의 영업이익은 기존 예상보다 9천억엔(약 10조3천201억원)정도 줄어듭니다.
일본의 한 마케팅·무역회사는 최근 코트라(KOTRA)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로 엔화 가치가 강하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고 우려한 바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 하락하면 우리의 글로벌 수출 물량은 0.49%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반대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물량은 늘어납니다.
엔고 현상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는 자동차 산업이 꼽힙니다.
엔고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타격을 입게 되면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기아차 등 한국 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단기간의 엔고 영향으로 일본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즉각 올리지는 않겠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 가격 인상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습니다.
동남아 등 해외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하고 있는 철강업계 역시 최근 엔고 현상이 단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자업계도 반도체나 장비 등 부품 부문에서 엔고 현상으로 일본 업체들이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율이 가격으로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업체마다 환율 위험분산 전략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영국 등 유럽 시장에서도 일부 품목에서는 우리 수출 업체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영국은 앞으로 2년간 EU와 탈퇴협상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 기간에 양측이 별도의 무역협정을 마련하지 못하면 2년 뒤 새로운 관세장벽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특히 도요타, 닛산 등 영국에 생산기지를 둔 일본차는 다른 유럽 국가에 수출할 때 관세를 부담해야 해 더욱 불리해 질 수 있습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생산기지가 있는 현대기아차는 영국 외 다른 유럽 국가에서 일본차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특히 EU 역내 국가 중 영국과 교역이 활발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의 경우 영국과의 교역에서 관세장벽이 생기면 우리 수
또 우리나라가 EU보다 먼저 영국과 현재 수준의 무역협정을 마련하게 되면 자동차, 터보엔진 부품 등을 영국에 수출하는데 상당히 유리한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영국 시장에서 독일, 프랑스 등과 이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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