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해외생산 의존도가 높아지고 국내 경제에 만들어내는 부가가치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한국의 산업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산업공동화란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이 해외로 이전함으로써 국내 기반이 없어질 뿐 아니라 이를 대신하는 신산업의 창출이나 산업고도화가 일어나지 않고 산업구조에 공백이 생기는 현상을 가리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국내 산업 공동화, 어디까지 왔나?’보고서를 통해 국내총생산에 대한 제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 및 부가가치 비중 축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1960년대 5.9%에서 최근 5년간 연평균 28.5%까지 높아졌지만 제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1970년대 18%에서 최근 5년간 5.2%로 내려앉았다. 제조업의 경제 성장 기여도도 1970년대에는 3.5%포인트였지만 최근엔 1.4%포인트로 약 2.1%포인트 줄었다.
제조업 부문의 해외 생산 의존도는 2009년 13.9%에서 2014년 18.5%로 빠르게 상승했는데 이는 일본의 2011년 수준(18%)을 상회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제조업 부문 해외직접투자 기업의 매출 규모는 1574억 9000만달러에서 2014년 3711억 8000만달러로 2.4배 증가한데 비해 국내 제조업 매출 규모는 1.7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제조업의 산업 활력은 떨어지고 해외 의존도는 높아지는데 따라 산업 연관 효과도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한 단위 늘었을 때 증가하는 생산 수준을 의미하는 생산유발계수는 2005년 2.092에서 2013년 2.036으로 하락했다. 또 상품 한 개를 생산했을 때 국민경제에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부가가치 수준을 뜻하는 부가가치 유발계수도 2000년 0.62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앞으로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제조업 부문의 성장기여도는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신성장 동력 육성 등 중장기 산업발전 비전을 확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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