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 대기업 CJ푸드빌이 4년 안에 해외 매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관련 청사진을 발표했다. CJ 외식 브랜드가 한데 모인 CJ푸드월드의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내 신규 매장도 5일 문을 연다.
4일 정문목 CJ푸드빌 대표는 개장을 하루 앞둔 CJ푸드월드 코엑스몰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해 기준 11%에 불과했던 푸드빌 해외 매출 비중을 2020년 52%로 절반 이상까지 늘리겠다”며 “그 중심에 자사 대표 브랜드인 뚜레쥬르와 투썸플레이스, 비비고가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는 지난 2004년 뚜레쥬르를 필두로 2010년 비비고, 2012년 투썸플레이스와 빕스 등의 매장을 각각 중국과 미국, 동남아시아 등 10개국에 개설하기 시작했다. 올해 6월말 현재 288개인 CJ 해외 외식매장은 조만간 300개 돌파가 유력하다. 하지만 CJ는 현재 해외 매장 수가 다른 글로벌 외식기업에 비해 미미하다고 판단해 앞으로 국내 신규 외식 브랜드 출시는 자제하고 해외 사업에 집중해 2020년까지 총 4000여 개 해외 현지 매장을 개설하기로 했다.
CJ의 이같은 판단에는 심각한 내수 부진 여파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로 인한 외식 불경기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고 대기업 외식 매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출점 규제 등으로 사업 환경이 불투명한 만큼 앞으로는 해외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중국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현지에서 베이커리 1위를 달리고 있는 뚜레쥬르는 현재 236개인 해외 매장을 2020년까지 1600개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핵심 시장인 중국에선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에만 있는 제빵 공장을 올해 안에 광저우와 충칭 등 다른 대도시에도 완공할 예정이다. 현재 22개인 투썸플레이스 매장과 16개인 비비고 매장은 2020년까지 각각 1150개와 300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우리의 경쟁 상대는 지난해 기준 29조원 매출을 올린 맥도날드와 17조원의 스타벅스, 14조원의 얌(피자헛·타코벨·KFC)”이라며 “푸드빌의 매출 규모가 아직 이들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일단 해외 비중을 급속히 늘려 현재 국내 외식 경기 불황을 타개해 가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일본 스시나 베트남 쌀국수 등 해외에서도 인정 받는 외식과는 차별화된 전략도 펼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스시나 쌀국수는 매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외식 메뉴이지만 앞으로 CJ푸드빌 메뉴는 비비고 비빔밥이나 뚜레쥬르 빵처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 형태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며 “이른바 ‘내·외식의 완성’이 궁극적인 해외 개척 목표”라고 역설했다.
CJ푸드빌은 이날 글로벌 경영 청사진 발표에 이어 5일 개장하는 CJ푸드월드 삼성동점도 공개했다. 지난 2011년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본사 지하에 처음 들어선 푸드월드는 CJ 대표 외식 메뉴를 한데 모은 공간으로 국내 외식 복합화 사업의 선두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후 남산N타워, CGV청담씨네시티, 인천공항, 여의도 IFC몰에도 푸드월드가 차례로 문을 열었다.
이번 삼성동점에는 계절밥상과 비비고, 제일제면소, 차이나팩토리 등 기존 푸드월드와 유사한 매장이 들어서지만 차이점도 있다. 기존 뷔페식 빕스를 새롭게 단장한 ‘빕스 마이 픽’과 태국식 현지 메뉴만 모아 놓은 ‘방콕 9’ 등 새로운 형태 매장이 선보이는 것이다. 빕스 마이 픽은 뷔페가 아니라 여러 종으로
전상욱 CJ푸드빌 외식사업본부장은 “삼성동 코엑스몰에는 사업차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많은 만큼 이들에게 CJ 한식 문화를 적극 알려 해외 사업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신규 푸드월드 매장을 이곳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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