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세계 최초로 투명 폴리이미드(PI)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극저온, 고온에서 견딜 수 있고 종이처럼 만들수도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힌다. 듀폰 등 글로벌 화학사들도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개발에 성공하진 못했던 고난이도 기술이다.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0년동안 연구개발한 투명 PI를 최근 완성해 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 소재가 상업생산을 시작하면서 디스플레이 유리를 대체하면 코닝 등 외국산 소재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수조원대 수입 대체효과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PI는 섭씨 -296도 극저온과 400도 고온에서도 물성이 변하지 않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라며 “필름 형태로 만들면 종이처럼 유연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양산 직전단계이고, 앞으로 시장확대 변화를 살펴서 대규모 설비 증설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I는 열에 강하고 유연한 특성 때문에 접거나 말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판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화면을 접었다 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안쪽과 바깥쪽 모두에 영상이 표현돼야 한다. 발광소재(OLED)에서 나온 빛이 기판 위와 아래로 투과돼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진 노란색을 띄면서 유리를 완벽하게 대체하진 못했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PI를 무색·투명하게 만들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상용화할 수 있도록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색이 있어도 상관없지만 앞으로 개발될 차세대 제품은 투과형이 될 것이기 때문에 투명 재료가 필수”라고 전했다.
투명 PI는 무엇보다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유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에서 유리는 기판과 커버 윈도의 필수 소재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에서는 형태 변화가 중요해 딱딱한 유리보다 접을
업계에선 코닝, 아사히글라스로부터 100% 수입하고 있는 유리를 국산 소재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닝은 스마트폰 강화유리로만 한 해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두고 있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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