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깜깜이’라는 지적을 받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의 연비표기에 ‘전기+유류’ 합산 기준을 추가하기로 했다. PHEV 합산 연비는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등 다른 차종 연비와 비교할 때 쓰이는 지표로 소비자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업부는 내년부터 PHEV ‘전기+유류’ 합산 연비를 에너지소비효율 라벨에 표기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이로써 소비자는 PHEV에 대해 ▲전기, ▲유류, ▲‘전기+유류’ 세 가지 연비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PHEV는 외부 전력을 활용한 전기 충전과 주유가 모두 가능한 차로, 전기차(EV) 처럼 주행하다가 전력이 부족해지면 가솔린·디젤 엔진 등을 사용해서 달린다.
기존 PHEV 연비는 ▲전기, ▲유류 두 가지만 각기 따로 표기돼 전기와 유류를 함께 사용하는 PHEV 특성을 소비자가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산업부는 국내 출시된 PHEV 전부의 ▲‘전기+유류’의 합산 연비를 파악하고도 연비 라벨에는 표기하지 않아 친환경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PHEV 환산 연비에 대한 연구 용역을 한국에너지공단이 학계와 함께 지난 해 하반기부터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소비자가 PHEV 전기 연비가 유류 기준으로 환산된 수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용역은 전기 연비(km/kWh)를 유류 기준(km/L)으로 환산하기 위한 계수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산업부가 내부 확인과 제작사 통보 목적으로 활용하는 ‘전기+유류’ 합산 연비에 는 8.4라는 계수가 적용된다. 전기 연비에 8.4를 곱해 유류 기준으로 고친 후 유류 연비와 조화 평균을 산출하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 연비는 계절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사계절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계수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 용역 종료 시점이 너무 늦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이 대거 출시된다”라며 “출시된 지 한참 지나서 합산 연비가 표기되는 차량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당장 오늘(12일) 기아차 K5 PHEV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현대차 아이오닉 PHEV, 한국GM 볼트(Volt), BMW X5 x드라이브 40e, 벤츠 S500e 등 다양한 PHEV가 시장에 나온다.
산업부는 친환경차 관련 제도 마련에 항상 뒤처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해 초까지는 PHEV에 대한 연비 표기 규정을 마련하지 못해 당시 출시됐던 BMW i8 등 PHEV들이 일반 하이브리드차 기준으로 연비가 표기되는 문제가 발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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