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의 티몰에 단독 브랜드관을 연 국내 브랜드는 총 7곳으로 이 중 5곳이 온라인을 주무대로 하는 쇼핑몰 브랜드이다.
티몰은 4억 명 이상의 회원과 7만개 이상의 브랜드가 입접돼 있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이다. 지난해 거래액만 206조원을 기록하는 등 중국 전체 전자상거래의 58%가 이 곳에서 이뤄진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위해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판매 채널로 여겨진다.
그러나 대형 패션기업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제일모직)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단 두 곳이 입점해있다. 이마저도 에잇세컨즈, 빈폴 등 자사 패션 브랜드들을 한 데 모은 통합관이다.
반면 회사 규모와 역사 면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 쇼핑몰 브랜드들이 대형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단독관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스타일난다’와 ‘난닝구’부터 ‘미아마스빈’ ‘믹스엑스믹스’ ‘더제이미닷컴’ 등이 그 예다.
론칭한지 5~10년밖에 되지 않은 온라인몰이지만 ‘패션 한류’ 주자로 언급되며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들의 중국 시장 전략은 기존 패션업체들이 간과한 부분을 적극 보완한 것이다.
소비 연령층이 유행에 민감한 10~30대 여성임을 감안해 매주 신상품을 업데이트하거나 유행하는 아이템을 발빠르게 제공했다. 또한 단순 번역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실시간 민원을 접수하고 소통하는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현지 맞춤 마케팅을 선보였다.
특히 제품 사진과 모델 화보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를 쌓았다는 점 역시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한 현지 패션마케팅 관계자는 “매주 신상품이 업데이트 되고 해외를 배경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제품 착용 화보를 제공한 것이 중국 여성들에게 소비 자극을 불러일으켰다”며 “제품 사진만 공개한 기성 브랜드와 달리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모델과 제품을 동시에 선보여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는 스타일난다의 매출은 지난해 1151억원으로 전년도의 677억원보다 70%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2억원에서 188억원으로 16% 늘었다.
또다른 티몰 입점 브랜드 미아마스빈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4년 대비 100% 급증했다. 올초부터는 하루 평균 쇼핑몰 방문자 5000명에 이르는 등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그동안 국내 대형 패션업체들이 부진을 거듭해 ‘국내 패션업체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실제 국내 패션업계 ‘빅3’인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코오롱인더스트리 모두 중국 시장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1997년부터 ‘라피도’에 이어 ‘빈폴’ ‘엠비오’으로 중국 시장 문을 두들였다. 20년 가까이 공략했지만 중국 매출은 연 1000억원대로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LF와 코오롱도 2000년대에 각각 ‘라푸마’와 ‘코오롱스포츠’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겨냥했지만 해외매출 비중은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 시장을 한국 상품의 재고를 처리하는 시장 정도로 여겼던 것이 기성 브랜드들의 실패 원인이었다”면서 “규모는 작지만 중국 소비자 취향을 적극 반영해 맞춤 전략으로 승부한 온라인 쇼핑몰이 중국 여성의 마음을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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