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판막 협착증 치료에 수술의 위험성과 합병증이 적은 무봉합대동맥판막 치환수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대병원 김경환 교수는 최근 수술이 어려운 고령 환자 4명에게 인공판막을 봉합과정 없이 삽입해 심장 정지시간과 수술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회복속도를 높인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18일 밝혔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고령, 동맥경화, 고혈압, 흡연 등의 이유로 판막이 좁아져 심장의 혈액순환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아 급사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고령인구 증가로 환자 수가 늘고 있으며 흉통, 실신, 심부전과 같은 증상이 생기면 평균 생존기간이 1~3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법은 주로 대동맥판막 치환 수술로 하며, 이는 전신마취 후 가슴을 열고 좁아진 대동맥판막을 완전히 제거한 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그러나 고령이거나 뇌신경계 질환, 폐 질환 등을 동반한 환자는 심장을 정지시키고 인공심폐기를 사용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말초 혈관을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이 일부 환자에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경피적 판막 삽입술은 병든 판막을 그대로 남겨두는 문제가 있고, 이엽성 대동맥판막, 대동맥 질환, 수술적 교정이 필요한 심장내 동반 질환이 있으면 시행하기 어렵다. 또한 합병증 발생시 응급수술을 필요로 하게 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의 표준 판막수술과 함께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은 4명의 대동맥판막 질환 환자는 상행 대동맥이 50mm이상으로 늘어나 있거나 대동맥이 석회화되어 단단하게 굳어 있어 대동맥판막 치환수술과 상행 대동맥 수술이 동시에 필요했다. 그러나 이들 고위험군 환자에게 기존의 방법으로 수술할 경우 수술시간이 길어지고 그에 따른 합병증 발생이 걱정됐다.
김경환 교수는 제 기능을 못하는 병든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판막을 봉합없이 장착하는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수술을 통해 수술시간을 대폭 줄여 인공심폐기 사용에 따른 환자부담을 극소화했다. 특히 김 교수팀이 사용한 새로운 인공판막은 판막을 안착시키는 금속 프레임이 판막 아래쪽에 있어서 상행 대동맥 질환이 동반된 환자에서 대동맥 수술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했다.
이 수술을 국내에서 주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김경환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성인에서 가장 많은 후천성 판막 질환으로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고령 환자들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대동맥판막수술의 사망률은 1~2% 내외지만 이 위험도를 더 낮추려는
대동맥 판막 수술의 위험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심장판막 수술의 도입은 심장 수술성적이 완벽에 가까워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걱정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