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노조가 19일부터 23년만에 동시 파업을 벌이기로 한 가운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현대자동차 노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19일부터 나흘 연속, 현대중공업 노조는 19·20·22일에 각각 파업을 한다. 두 노조가 동시 파업에 나서는 것은 1993년 현대그룹노조총연맹 파업 이후 23년만에 처음이다.
현대자동차 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조합원들에게 파업 지침을 내리고 사측과 ‘전면전’을 선언한 상태다. 노조 간부들은 근로 현장에서 조합원들에게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조합원들에게 ‘회사 행사 참여 금지’와 같은 지침을 내리고 파업 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19일 1·2조 근무자가 각각 2시간 동안 부분적으로 파업한다. 20일에는 1조만 4시간, 21일에는 2조만 4시간 작업을 중단한다. 22일에는 1조는 6시간 부분 파업을, 2조는 전면파업을 각각 벌인다. 파업을 시작하는 19일부터 특근과 잔업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9일에 지원사업본부가 오후 2~5시, 20일에 모든 조합원이 오후 1~5시에 각각 파업한다. 22일에는 전 조합원이 오전 9시부터 7시간 동안 작업에서 손을 뗀다.
이기권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에 대해 “청년의 취업 희망을 뺏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봉 9700만원에 자녀 3명의 대학 등록금을 지원받는 현대차 노조가 임금 7.2% 인상에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2·3차 협력업체들이 직원들에게 상시적 ‘열정페이’를 줄 수밖에 없도록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대해 이 장관은 “조선업은 투쟁을 하면 회사 신뢰가 떨어져 수주가 어려워지고 이는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자동차는 노조와 합의점을 찾기 위해 실무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파업이 합법이기 때문에 회사가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당장 생산에 큰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거래상대에게 나쁜 이미지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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