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지금보다 화질이 12배 선명한 고화질(HD) DMB 방송이 시작된다. 그간 DMB에서 프로야구 방송을 보면 스코어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흐릿한 화질에 실망한 이용자들 기대는 크다.
다만, 지상파 방송사 중에는 MBC와 SBS가 빠지고 KBS만 참여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DMB 방송이 수익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인데 MBC, SBS는 무료 주파수까지 할당받고도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공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DMB 사업자 연합회인 지상파DMB특별위원회(이하 지특위)에 따르면 KBS 외에 DMB 중소 방송사인 YTN DMB, 한국 DMB(QBS), U1미디어 등 4개 방송사는 내달부터 고화질 DMB 서비스를 개시한다. 따라서 8월 1일부터 시청자들은 모바일과 내비게이션 등 단말기를 통해 MBN과 KBS·tvN·JTBC·YTN의 콘텐츠를 고화질로 볼 수 있게 된다.
지특위 관계자는 “HD DMB는 기존 방송에 비해 화질이 최대 12배(1280X720) 향상됐다”며 “내달 1일부터 방송사별 1개 이상 채널을 시범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종편 시청률 1위 MBN의 경우 U1미디어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그동안 야구팬을 중심으로 화질이 낮아 무료 DMB를 외면한 시청자들이 고화질 서비스를 계기로 시청이 늘어날지 주목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 따르면 설문 대상 7500명 가운데 지상파 DMB 이용경험이 있는 비율이 2011년 22%에서 지난해 18%로 감소했다. 한홍규 지특위 사무국장은 “정확한 이용자 규모는 파악이 힘들지만 DMB 앱 사용 등을 근거로 추산하면 성인 7500명 중 월평균 1000명 가량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줄면서 DMB 방송 주수익원인 광고 매출도 2013년 110억원에서 이듬해 36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폭넓은 시청층에도 불구하고 광고 매출이 하락하는 이유는 DMB 시청률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없기 때문이다. 객관적 시청행태 분석이 없다보니 광고주도 광고 효과를 파악하기 어렵다. 광고 매출이 줄어들면서 DMB 사업자의 경영도 나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지특위 관계자는 “광고 매출 감소로 사업자는 지난 10년새 화질 개선 등에 신규 투자를 못했고 이용자가 떠나가는 악순환이 고착화됐다”며 “하지만 HD 서비스가 시작되면 광고 수익이 증가해 경영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SBS와 MBC가 HD DMB 서비스를 포기한 것도 수익원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두 방송사는 유료 지상파 OTT 서비스인 ‘푹(POOQ)’에 집중하기 위해 HD DMB 서비스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2년전 지상파DMB를 재난방송 매체로까지 지정했는데 SBS와 MBC의 서비스 불참은 책임을 회피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 역시 고화질 DMB 서비스에 대한 막바지 준비중이다. DMB업계는 국내 출시되는 새 스마트폰에 DMB앱을 선탑재하는 방안을 추진중인데, 이를 통해 최대 연 120억원의 라이선스 수익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지특위에 HD급 DMB를 실시간 시청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시연했다. 빠른 그래픽 처리 속도와 충분한 메모리, 기존 소프트웨어와의 충돌 방지 등의 새 기술이 적용됐다. LG전자 관계자는 "G5를 통해 고화질 DMB를 잘 시청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마쳤다"고 말했다. HD급 방송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이미 마련한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특위에서 고화질 DMB와 관련한 제안을 받아 기술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D DMB 개시 시기에 맞춰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도 소프트웨어 지원을 통해 고화질 시청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출시된 플래그십(최고 사양) 모델의 스마트폰은 DMB 앱을 업그레이드를 하면 시청할 수 있다. 또 내비게이션 제품군도 8월부터 신규 제품이 출시 예정이다. 하지만 아이폰이나 샤오미폰 등은 DMB 소프트웨어 자체가 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모바일 시대에 DMB를 대체할만한 서비스가 많아 HD DMB가 활성화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그보다 DMB 시장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부터 실시한 후 관련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찬동 기자 / 이선희 기자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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