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수해의 법칙·심야의 호황, 올해도 재현될까?’
리우 올림픽이 개막 3일째를 맞은 가운데 한국 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소비트렌드도 올림픽 경기 시간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이벤트가 열리는 짝수해마다 TV 판매가 급증하는 ‘짝수해의 법칙’, 시차로 인해 심야시간대 경기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편의점 방문이 늘어나는 ‘심야의 호황’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가의 속설로 꼽혀온 ‘짝수해의 법칙’은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온라인몰 G마켓에 따르면 리우 올림픽 개막 전후인 7월 1~8월 7일 기간동안 TV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경향은 과거 올림픽·월드컵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런던 올림픽이 열렸던 2012년 상반기 G마켓에서 TV 판매는 전년대비 61% 늘었고, 브라질 월드컵이 열렸던 2014년에는 전년대비 35% 증가했다.
특히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는 초고해상도의 UHD TV판매량이 7배 가까이 는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 업계도 리우 올림픽에 기대감이 크다. 실제 KB국민카드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기간동안 음식업·유통업 등 12개 업종의 이용건수를 분석한 결과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가장 증가율이 높았던 업종은 편의점이었다. 전년대비 편의점 이용건수 증가율이 런던 올림픽 기간은 68.9%, 브라질 월드컵 기간은 23.2%에 달했을 정도로 스포츠 이벤트의 영향력이 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1인가구 증가 영향도 있겠지만, 편의점이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스포츠 팬들이 TV시청 전에 많이 방문하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리우올림픽 개막 전후인 5~7일 편의점 업체인 GS25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요일에 비해 2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식으로 즐길 수 있는 도시락(187.7%), 간편식(160.4%), 냉장식품(38.6%), 맥주(31.8%) 등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홈쇼핑 업종은 스포츠 이벤트가 오히려 ‘악재’로 꼽힌다. 홈쇼핑은 런던 올림픽 기간동안 카드 이용건수가 전년대비 3.9% 줄었고, 브라질 월드컵 기간동안에도 23.2%가 감소했다. 스포츠경기방송에 시청자를 빼앗기다보니 홈쇼핑 이용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CJ오쇼핑은 8일부터 1주일간 한국 대표팀의 출전 경기가 예정돼 있는 새벽 4~6시에 심야 생방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이벤트로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남성 시청자가 많을 것을 감안해 디지털 가전과 여행상품, 역시즌 패션 의류를 집중적으로 방송한다”고 설명했다.
리우 올림픽에 따른 업종별 희비는 ‘시차’도 변수다. 치킨집 사례가 대표적이다. 치킨집 이용건수는 런던 올림픽 기간에는 전년대비 44.5% 증가했고, 브라질 월드컵 기간에는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국은 한국과 시차가 8시간 났지만, 브라질은 시차가 12시간으로 주요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경기시간대를 고려하면 카드 이용패턴은 브라질 월드컵 사례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은 많은 종목의 경기가 동시에 진행되기에 양상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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