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한국시간) 리우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시상식에서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 겸 현대차그룹 부회장(오른쪽)이 기보배 선수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
현대차는 1985년부터 양궁을 후원해오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985~1997년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고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은 2005년부터 회장 자리를 맡고 있다. 양궁은 올림픽 같은 큰 대회가 아니면 주목받을 일이 없는 이른바 ‘비인기 종목’이다. 1980년대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주요 대기업들이 비인기 종목을 하나씩 떠맡아 스폰서 기업이 됐고 현대차의 양궁 지원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됐다.
지난 30년간 양궁은 기업후원이 빛을 발한 대표적 성공사례로 거론된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7개 대회에서 양궁이 따낸 금메달수만 18개에 이른다. 대회평균 2.57개 금메달을 조국 품에 안긴 대표 ‘금밭 종목’이다. 한때 태권도, 쇼트트랙 등도 국가대표에 뽑히기만 하면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직 양궁만이 예전의 영광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계에선 이처럼 양궁이 오랜 세월 세계최강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현대차의 물밑 지원이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85년 이후 현대차는 양궁에 약 380억 원을 투자했다. 단일 기업이 아마스포츠에 쏟아 부은 후원금으로는 가장 많은 편이다. 이 후원금이 양궁 꿈나무 육성 및 훈련기반 조성에 투입됐다. 대한양궁협회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개발 운용하고 있는 심리 훈련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해외에선 이 프로그램을 한국 양궁의 1등 비결로 주목하고 있다.
포상금도 통 크게 쏜다. 4년 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땄을 때 현대차는 무려 16억 원의 포상금을 선수단에 전달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때는 8억8000만원을 지급했다. 이밖에 선수들이 선수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가 남녀 양궁팀을 운영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의 ‘형님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7일(한국시간) 남자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이 확정되자 선수들은 관중석에 있는 정 부회장을 찾아가 와락 안겼다. 1970년생인 정 부회장은 체육단체장을 맡고 있는 재계 총수중에서 가장 젊은 편이다. 자상한 성품으로 평소 선수들이 형이나 오빠처럼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비인기 종목 후원이 빛을 발한 경우는 양궁이 전부가 아니다. 기아차는 2004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국가대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유망주를 발굴하고 훈련비용 및 훈련 차량을 지원해준다. 기아차가 후원을 시작한 이후 스피드스케이팅 후진국이었던 한국에서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등 세계적 스타들이 배출됐다.
현대차그룹이 후원하는 종목이 성과를 내는 이유는 뭘까. 그룹 관계자는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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