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SKC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외부 소재로 쓰일 투명폴리이미드(CPI) 필름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겠다며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CPI는 폴리이미드(PI)의 색을 빼 투명하게 만든 것이다. PI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강도가 강하고 400도에 이르는 고온에서도 물성이 변하지 않는다. 필름 형태로 생산하면 유연성을 나타내고 여러번 접었다 펴도 흠집이 나지 않는다.
두 업체는 CPI 양산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CPI 필름은 유리와 대등한 수준의 광투과율, 열팽창계수, 표면경도 성능을 가지면서 접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올해 37억달러에서 2020년 155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와 중화권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올해 이후 증설하는 생산라인 대부분을 플렉서블 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구부러진 형태로 고정돼 있는 디스플레이는 외장재로 3D 강화유리를 사용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SKC가 CPI 필름을 시장에 안착시키면 세계 스마트폰 커버유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코닝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가장 많이 활용될 분야는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업체는 미리 양산 시설을 구축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의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일 2018년부터 CPI 필름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SKC는 8일 실적발표와 함께 CPI 필름 생산에 나선다고 발표했고 양산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당겼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구미공장에 900억원을, SKC는 SKC코오롱PI 공장에 400억원을 투자해 CPI 필름 양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SKC코오롱PI는 PI 필름을 생산하기 위해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합작해 만든 회사다. 설립 당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양사 협력 내용에서 CPI 필름에 대한 내용을 제외했다. SKC는 SKC코오롱PI 공장을 CPI 필름 생산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18년부터 CPI 필름 양산을 시작하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연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CPI 필름 양산을 시작하는 SKC는 내년 세계 시장 규모를 약 1000억원으로 예측했다.
두 업체가 내세우는 것처럼 장밋빛 미래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CPI 필름 시장에 진입을 준비하는 경쟁자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소재 강국인 일본의 미쓰비시케미칼과 스미모토, 중화권 업체들까지 CPI 필름 생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닝도 유연성을 높인 강화유리를 개발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SKC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이외의 CPI 필름 용도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대하는 것처럼 폴더블 스마트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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