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11일 “기업 본연 목적에 더욱 집중하고자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모든 송사를 내려놓고 각자의 갈길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상대로 제기된 2건의 소송 등을 모두 전날 직접 취하했다고 밝혔다. 남아있는 상표권 소송과 관련해서는 양측 모두 원만하게 해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국내 많은 기업들이 생사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소송을 지속하는) 상황이 서로의 생사 앞에서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소송 취하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석유화학의 모든 소송 취하에 대해 존중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이날 매일경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모든 것이 내 부덕의 소치였다”며 “앞으로 싸우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렇게 전격적인 합의에 이르게 된 배경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부단한 노력을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아직 동생인 박찬구 회장과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명간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의사가 있음을 내비췄다. 이어 “앞으로 서로 도울 길이 있으면 서로 도와야죠”라고 덧붙였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은 “산업별 구조조정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많은 기업들이 생사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하루 빨리 정상화돼 주주와 임직원, 국가경제에 보다 더 기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금호가(家) 형제 중 각각 3남과 4남인 박삼구·찬구 회장은 공동경영을 해오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를 놓고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박삼구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에 대해 박찬구 회장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결국 2010년 동반퇴진이 이뤄졌다.
이후 두 그룹은 크고작은 소송을 10여건 이상 진행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올해 들어서도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터미널을 금호산업에 매각한데 대해 금호석유화학이 박삼구 회장 등을
이러나 이날 전격적인 화해를 이룸에 따라 양 그룹은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삼구 회장은 당면한 현안인 금호타이어, 금호고속 인수 등을 통해 그룹 재건에 여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정욱 기자 /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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