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치킨과 맥주를 배달시켜 가면서 집에서 올림픽을 보는 게 낙인데 이번 리우 올림픽은 주요 경기가 새벽 시간에 몰려 있다보니 딱히 그런 재미를 못느꼈네요.”
리우 올림픽이 22일 폐막했지만 정작 이번 올림픽이 국내 내수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치킨집, 피자 및 야식 주류업계에선 대부분 올림픽 특수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서울대입구역에서 주류업을 하는 한 가게 주인은 “계절학기도 끝나서 학생들도 없는 판국에 올림픽 특수만 기대해 왔는데 그마저도 거의 없다”며 “경기가 안 좋아진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대형 TV 등 가전제품 판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등이 일부 혜택을 봤지만 전반적으로 ‘시차’ 때문에 리우 올림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게 정책당국의 판단이다. 시차가 우리와 정확히 12시간 차이가 나서 낮밤이 뒤바뀌다 보니 가족이나 친구들이 다같이 모여 올림픽을 즐기는 경우가 거의 없어졌다는 것이다.
올림픽 개최지와 우리나라간 시차 차이로 인해 올림픽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것은 과거 사례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와 시간대가 비슷한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 2008년 8월 소매판매증가율(불변가격, 전년동기대비 기준)은 2.2%로 2007년(1.1%)의 2배에 달했다. 실제로 당시 가격으로 환산해보면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1.1%에 달해 2008년 전체(6.8%)를 크게 웃돌았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신발 및 가방(13.8%) 통신기기 및 컴퓨터(7.4%) 식료품(4.7%) 등이 약진했다. 올림픽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오락·취미·경기용품도 2.7%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우리와 약 8시간 시차가 나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8월 소매판매증가율이 1.5%에 불과했다. 이는 2012년 전체(4.0%)를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당시 오락·취미·경기용품은 고작 0.2% 증가율을 보였다. 한마디로 ‘올림픽 특수’가 사라진 셈이다. 우리와 6시간 차이가 나는 아테네 올림픽 때도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1%로 2004년(1.0%)을 하회한 바 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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