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친환경 차량인 수소차 1만대를 달리게 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본격적인 가속 페달을 밟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주형환 장관 주재로 ‘수소 융합 얼라이언스 발족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무역투자회의에서 발표한 ‘전기차·수소차 발전전략’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수소 융합 얼라이언스는 산업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관련부처와 울산 광주 충남 등 지방자치단체, 수소차·부품업체, 수소 제조·유통업체, 수소 충전소 설치 업체 등이 참여해 수소차와 수소에너지 확산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주 장관은 “미래 자동차 산업 경쟁력 확보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 대안으로 수소전기차가 부각되고 있다”며 “수소 융합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소 에너지는 미래 유망 에너지로 부각되고 있지만 높은 차량가격, 충전 인프라 미비 등으로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관련 업무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고, 연관된 업체가 복잡해 민관협의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 보급된 수소전기차는 지자체,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78대에 그치고 있다. 수소 충전소 역시 연구·실증용 등 10기에 불과하다.
정부는 앞서 ‘전기차·수소차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수소차 1만대를 국내에 보급하기로 했다. 또 1만4000대를 수출하고, 충전소도 100기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 중 광주에서 전기차와 수소차를 활용한 카셰어링 시범사업을, 울산에서 수소택시 시범사업을 운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차 메이커 중 최고 수준의 수소차 생산기술을 갖고 있는 현대차는 정부가 참여하는 공식 기구 발족으로 수소차 인프라 구축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부터 수소차 개발에 착수해 연료전지, 구동모터, 인버터 등 핵심부품 독자개발 및 소형화, 모듈화에 성공했다. 지난 2013년에는 투싼 ix 수소차 모델을 생산해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충전소 등 인프라 미비로 시장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히려 일본자동차 메이커들이 아베 행정부의 ‘수소경제’ 드라이브를 등에 업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900기를 구축하고, 수소차 8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말 수소버스를 출시하고, 2018년 초에는 투싼수소차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형 수소전기차는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고효율 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도 현재 대당 8500만원 수준에서 5000~6000만원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성이 확보되려면 가격에 앞서 충전 인프라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 현대차가 향후 얼라이언스 활동에서 가장 크게 기대를 거는 부분 또한 이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세계적 수소인프라 회사인 프랑스 에어리퀴드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수소인프라 구축 등 시장 활성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글로벌 차원에선 오는 2018년부터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리고 가격은 내린 중대형 수소차가 본격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초기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려면 준비시간이 많지 않다”며 “늦게라도 관련기구가 마련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환경 차량의 양대 산맥인 전기차도 충전이 한결 간편해 진다. 오는 25일부터 전국 아파트 주차장 71곳에서 전기콘센트를 이용한 충전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이날 환경부는 “서울 20곳, 대구 16곳 등 전국 71곳의 아파트 주차장 전기콘센트에 전기차 충전 식별장치(RFID 태그) 1202개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식별장치가 부착된 전기콘센트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려면 전용 이동형 충전기가 필요하며, 현재 전기차 신규 구매자에게는 이동형 충전기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기존 전기차 소유자는 전용 이동형 충전기를 80만원가량에 구매해야
다만 전기콘센트를 이용한 충전 시간은 8∼9시간(3㎾) 소요돼 급속충전기 20∼30분(50㎾), 완속충전기 4∼5시간(7㎾)보다 더 많이 걸리는 편이다. 반면 충전요금은 훨씬 저렴하다. 주행거리가 62㎞인 전기차라면 급속충전 요금(3881원)의 3분의 1 수준인 1240원이면 충분하다.
[노원명 기자 / 고재만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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