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조 원대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한미약품의 관계사가 갑질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제품을 팔아주겠다고 수십억 원어치 계약을 맺은 뒤, 판매가 잘 안 되자 재고 물품을 중소업체에 떠넘겼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일산의 한 창고입니다.
문을 여니 모기 퇴치 제품을 포함한 여름용 의약외품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시가로 20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한미약품 관계사인 온라인팜은 지난 2014년 이 제품을 생산하는 피앤엘과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34억 원 상당의 제품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이 14억 원어치만 팔리자 온라인팜은 피앤엘로 반품을 시작했습니다.
피앤엘은 온라인팜과 계약한 대로 생산했고, 반품이 생길 경우 재납품을 받아주기로 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창복 / 피앤엘 대표
- "한미약품은 정말 대단한 회사고 임성기 회장님은 정직하고 좋은 분이라는 기사가 많았거든요. 이렇게 당하고 나니 회사가 부도 직전입니다."
온라인팜은 해당 계약은 끝났고, 인터넷몰에서 위탁판매하는 형태로 계약을 바꿨기 때문에 재고는 피앤엘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우기석 / 온라인팜 대표
- "판매 방법을 변경한 거거든요. 원래는 그 시장이 생각보다 큰 시장인데, 그 해만큼은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크지 못했던 거였죠."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3년 가까이 공방이 이어지면서 납품했던 물품은 유통기한이 다가와 모두 폐기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업계에서는 피앤엘의 연 매출이 12억 원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재고 부담에 대한 발주사의 약속 없이 거래가 이뤄지긴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측은 민사소송을 준비 중인 상황.
최대한 반품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한다는 대기업 관계사의 사탕발림 약속은 결국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