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조상을 대표하는 화석 ‘루시’.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루시는 318만년 전 인류의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화석으로 직립보행을 한 최초의 여성으로 꼽힌다. 최근 루시의 사망 원인이 밝혀졌다. 추락사였다.
존 카펠만 미국 오스틴대 교수 연구진은 3D프린터를 이용해 루시의 뼈를 조사한 결과 높은 곳에서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어깨뼈 골절 등의 흔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 29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루시를 보관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국립박물관과 에티오피아 정부의 승인을 받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스캔한 루시의 뼈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2008년 8월, 루시의 뼈를 받아 열흘 동안 CT 촬영은 물론 3D 프린터를 이용해 복사했다. 이후 루시의 뼈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오른쪽 어깨뼈에서 골절이 발견됐다. 다른 골격에서도 뼈의 일부가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카펠만 교수는 “루시가 나무 위 높은 곳에서 추락해 다리에 충격을 받고 앞으로 쓰러지는 과정에서 지면에 팔을 뻗으면서 어깨뼈에 골절이 발생했다”며 “다른 뼈에도 손상이 발생했으며 이는 장기 손상으로 이어지며 결국 사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골절 패턴은 일반적으로 추락사가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유형이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루시의 어깨뼈는 유인원과 비슷해 나무 위에서 생활도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허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루시는 직립보행을 하면서도 나무 위 생활이 가능한 특성을 갖고 있다”며 “나무 위에서 생활하던 영장류 중 일부가 땅으로 내려오면서 진화해 인류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에 반박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마크 마이어 미국 채피대 교수는 학술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침팬지는 나무에서 떨어졌을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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