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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법정관리, 어쩌다 이지경까지…누구 책임?

기사입력 2016-08-31 11:09


한진해운이 결국 법정관리를 앞두게 되면서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와 채권단, 감독기관인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가장 짐이 무거운 건 역시 최 전 회장이다. 그는 지난 2006년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사망하자 이듬해 한진해운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지만,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권을 승계받아 급박하게 돌아가는 글로벌 해운업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운 여제’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긴급 지원을 요청한 것도 여러번이다.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의 1차 유동성 위기 때 제대로 된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채권단을 설득할 기회를 잃었다. 지난 2014년 조 회장에게 회사 지분은 물론 경영권까지 넘긴 이후 현재는 한진해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상태다. 한진해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최 전 회장은 오히려 유수에스엠, 싸이버로지텍 등 그룹 내 알짜 계열사를 챙기고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유수홀딩스로 바꿔 현재는 IT 사업과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하고 있다. 특히 싸이버로지텍은 한진해운과의 거래로 다수의 매출이 발생하는 해운 관련 정보기술업체다. 유수에스엠도 한진해운과의 거래로 이익을 보고 있다. 유수홀딩스는 한진해운 사옥을 소유해 해마다 140억원의 임대료를 챙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의 일가가 소유한 재산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만 약 19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그는 자구책 마련 과정에서 유동성 확보가 절실했던 한진해운에 단 한 번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 오히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을 발표하기 전 한진해운의 잔여 보유 주식을 전부 처분해 미공개 정보로 주식 거래를 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조 회장도 책임론에서 언급된다. 한진은 지난 1년여 동안 한진해운의 베트남 터미널을 비롯해 아시아 항로 영업권 등을 사들였다. 유동성 지원이 그 이유였지만 이로인해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한중·한일 같은 아시아 항로 영업권은 법정관리로 해운얼라이언스에서 퇴출된다고 해도 영업을 할 수 있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1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대한항공을 통해 지원했지만 사실상 법정관리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는 계열사 챙기기에 나섰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 전 회장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채권단과 정부를 향한 비판도 거세다.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 부산은행 등은 전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회의를 열고 한진해운이 제출한 추가 자구안에 대해 수용 불가 결정을 내렸다. 지난 5월부터 조건부 자율협약을 신청해 용선료 조정과 선박금융 상환유예 등을 진행한 한진해운의 노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채권 상환유예에 대한 동의 의사와 산업은행의 동의를 조건으로 한 용선료 조정 합의 의사를 받아 1조2700억원의 유동성 조달 효과를 발휘했지만 소용 없었다. 특히 지난 29일 한진그룹 측이 추가적인 자구안을 내놓고 대한항공의 4000억원의 신규자급 지원과 1000억원 내에서의 조 회장과 한진 계열사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 채권단의 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용선료 조정과 선박금융 상환유예 등은 이미 가정돼 있던 부분인 만큼 추가적인 자구안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신규 자금을 지원해도 용선주 등 해외 채권자의 채무 상환으로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높고 변동성이 큰 해운업의 특성상 앞으로 경영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도 들었다. 해외금융도 한진해운 살리기에 손을 걷어부치는데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국내 금융기관과 정부가 발을 빼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법정관리 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만큼 한진해운으로서는 파산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채권단은 자

체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며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신규 지원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조선업에는 10조원이 넘는 유동성 자금을 투입하면서 해운업에만 자체적인 해결을 요구하고 있어 결국 경영진과 채권단, 정부의 ‘등 떠밀기’식 대응에 한진해운만 닻을 내리게 됐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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