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이사 훼손피해…합의 절반도 안돼

가을 이사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사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발생하는 화물 훼손 피해 중 절반 이상은 업체와 소비자 간 합의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이사 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697건을 분석한 결과 화물 파손·훼손이 452건(64.8%)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화물 분실 73건(10.5%), 계약 불이행 63건(9.1%), 부당요금 청구 23건(3.3%) 등이었다.
특히 피해가 발생해 배상이나 수리, 보수, 환급 등 합의가 이뤄진 경우는 338건(48.5%)으로 절반에 못 미쳤다. 나머지는 사업자가 책임을 회피하거나 소비자가 피해를 입증할 자료를 구비하지 못해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사가 종료된 후 훼손이나 분실 등 피해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사업자 과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피해 정도에 대해서도 사업자가 이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훼손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보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사 종류별로는 포장이사가 658건(94.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계약금액 확인이 가능한 576건을 분석한 결과 이사 비용은 100만~150만원이 198건(34.4%)으로 가장 많았고 이사 평균 비용은 177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이사 당일 사다리차 비용이나 에어컨 설치비, 인력 수고비 등 각종 명목으로 부당요금을 청구하는 사례도 많아 이사 비용은 해마다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 측은 ▲이사업체를 선정할 때 관할 구청을 통해 해당 사업자의 허가 여부를 확인하고 ▲사전 방문견적을 받아 계약내용을 확인한 후 계약서를 작성하며 ▲이사 때 귀중품은 소비자가 별도로 관리하고 고가품 등 파손 우려가 있는 물품은 업체와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