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발 물류대란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기업들은 당분간 비싼 운임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9일 출항하는 현대상선 선박에 화물을 싣고 짐을 운반키로 했다. 평소 이용하던 한진해운 대신 긴급히 마련된 현대상선으로 바꿔 타면서 기존 운임에 비해 40~50% 가량 비싼 값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사태로 긴급 투입된 현대상선 선박 ‘현대포워드호’는 9일 새벽 부산항에 입항한다. 이 배엔 수출화물이 담긴 20피트와 40피트짜리를 합쳐 총 컨테이너 1300개를 실을 예정이고, 이날 오후 6시께 미국 로스앤젤레스항으로 떠난다. 15일에는 현대플래티넘호, 22일에는 현대상하이호, 29일에는 현대홍콩호가 각각 부산신항에 입항해 수출화물을 싣고 미국으로 갈 예정이다.
이들 배엔 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화물이 실리게 된다. 보통 두 기업처럼 대형화주는 정해진 운임에서 할인을 받는 ‘특별운임’을 적용하지만 이번에 긴급투입된 현대상선 선박에 대해선 적용받지 못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노선이 아니고 긴급 투입된 배이다보니 미국으로 갈 때 화물은 확보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올땐 빈 배로 올 가능성이 크다”며 “운항하지 않던 배를 띄우는 것이라 선박 정비 등 추가 비용도 들어가기 때문에 화주들 입장에선 비싼 운임을 감수해야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올라간 운임이 제품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장기적인 상황으로 간다면 달라지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대체선박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있다”고 덧붙였다.
버틸 여력이 있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은 피해가 더 크다. 한국예선업협동조합 소속 60여 회원사는 한진해운으로부터 받아야 할 예선료 17억원 가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예선이란 큰 선박이 항구에 접안하는 것을 도와주는 작은 선박을 뜻한다.
김일동 예선업조합 이사장은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은 수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돼 규모가 작은 회원사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합성수지가공기계공업협동조합 소속 22개 기업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오는 10월 19일부터 열릴 ‘국제 플라스틱 산업 전시회(K-SHOW)’에 전시할 제품의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들 기업은 컨테이너 12개 물량의
[정순우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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