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풍의 역설…햇벼 50만 톤 사료로

【 앵커멘트 】
추석 명절 고향을 찾았지만 농사를 짓는 부모님만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은 분들 많으실 겁니다.
올해도 대풍이 예상되는데, 쌀값 걱정에 농민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고, 정부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들판을 가득 메운 벼가 추수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정규해 / 기자
- "날씨가 좋았던 데다 태풍의 영향도 적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작황이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한숨부터 나옵니다.

▶ 인터뷰 : 윤삼종 / 충남 공주시 탄천면
- "현재 쌀값 가지고도 지금 안 되는데. 그게 더 떨어진다고 하면 우리 농가들은 경비가 안 나와요."

정부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풍년이었던 지난해 30만 톤 이상을 격리하고 7천억 원이 넘는 직불금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쌀값마저 크게 떨어져 직불금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설 태세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쌀 격리와 함께 쌀 10만 톤 분량인 햇벼(총체벼) 50만 톤을 사료로 쓰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줄어드는 소비에 적정량의 두 배가 넘는 재고도 문제입니다.

▶ 인터뷰 : 이완구 / 동세종농협 상무
- "이 상태로 벼가 수매된다면 불가피하게 이 창고에 벼가 전혀 들어올 수가 없고 야적을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때문에 재고 10만 톤을 소주와 전통주 제조 등에 추가로 쓰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매년 쌀 문제가 되풀이되면서 근본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