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전업체들의 최대 격전지인 북미 생활가전시장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무섭게 치고 올라가고 있다. 최근 3년새 미국 가전업계 강자들인 GE와 켄모아를 밀어내고, 이제는 월풀과 함께 생활가전시장에서 3파전의 경쟁구도를 만들어놨다.
19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티븐스 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생활가전시장은 월풀이 16.1%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LG전자(15.4%)와 삼성전자(15.3%)가 뒤를 이었다. 1위 월풀과 시장점유율 격차가 1%포인트 미만의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분기만 놓고보면 삼성전자가 16.7%을 기록해 1위를 기록하는 등 순위가 업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2013년만해도 미국생활가전시장은 미국업체들이 장악했던 곳이다. 시장점유율만 봐도 ‘GE(15.6%)-월풀(15.0%)-켄모아(14.5%)’이라는 3파전 구도가 공고했다. 당시 LG전자는 12.9%, 삼성전자는 11.5%에 불과했는데 3년새 15%대로 시장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린 셈이다.
트랙라인으로도 불리는 스티븐슨 컴퍼니는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건조기, 오븐, 전자레인지 등 6개 주요 가전 제품군을 ‘핵심 생활가전(Core Appliances)’으로 선정해 분기마다 시장점유율을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빠른 성장세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기와 냉장고 같은 주력제품시장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전략을 꾸준히 펼쳐온 것이 이제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품별로는 1위에 올라서는 빈도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의 경우 드럼세탁기와 냉장고가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각각 1위에 오르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특히 냉장고시장 1위는 LG전자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생활가전시장에서 초접전이 펼쳐지면서 생활가전업체들의 전략도 프리미엄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표 프리미엄 가전제품인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에드워시 드럼세탁기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지난달 인수한 미국의 고급 주방가전기업인 데이코(Dacor)를 활용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해외 생활가전 업체를 인수한 것은 2009년 폴란드 아미카(Amica) 인수 이후 7년여 만이다.
데이코는 북미 주택시장과 건축 리노베이션 시장에서 고가의 주방 가전제품을 입주시키는 전문업체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인 전자레인지나 오븐, 식기세척기 등에 특화돼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인수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가전시장에서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주택건축업을 비롯한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도 활로를 개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연말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LG시그니처’를 북미시장에서도 공식 론칭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트윈워시와 매직스페이스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가전업체들의 세계최대 격전지인 미국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이미 미국
또한 지난 해 말 미국에 출시한 트윈워시가 LG 드럼세탁기의 판매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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