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등 각종 재난이 발생하면 재산·거주지 등의 물질적 피해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큰 상처를 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용인정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명수 진료부원장팀이 지난해 3월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재난 경험 여부, 재난관련 방송, 보도의 적절성 등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전체 조사대상인 1003명(평균 연령 40세) 가운데 재난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은 16.9%(170명)였다. 재난 경험자의 45.9%(78명)는 자신의 정신건강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 이상의 어려움을 겪었고 여가활동(71명, 41.8%), 직업(59명, 34.7%), 자산(56명, 32.9%), 신체건강(52명, 30.6%), 가족관계(42명, 42%) 순서로 재난 경험 후의 삶에서 애로를 호소했다. 재난 경험자의 14%(24명)는 재난으로 인한 우울 등 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신건강증진센터·재난심리지원센터 등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 부원장팀은 논문에서 “전체 조사 대상 1003명 중 재난관련 방송·보도로 인해 정신건강에 중등도 이상의 방해를 받은 사람의 수가 475명(47.4%), 재난 경험자가 재난 관련 방송·보도로 중등도 이상의 정신건강 방해를 받은 비율은 60.6%에 달했다”고 기술했다. 이는 재난 경험자가 비(非)경험자보다 재난과 관련된 방송·언론 보도로 인한 정신건강상 방해를 더 많이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부원장팀은 이어“재난관련 언론보도와 방송 프로가 직·간접적으로 재난을 겪고 있는 사람의 정신건강에 해가 될 수 있는 내용을 거르지 않고 다뤘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며 “바람직한 재난 보도와 메시지 전달을 위해선 각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재난보도 윤리지침 등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이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원장팀은 논문에서 “일본 정부는 1995년 일본 한신-아와지 대지진(6000명 사망) 발생 지역인 효고현에 마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