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내에 비효율과 중복 기능을 없애기 위해 올 연말 조직 개편에 나서겠다."
취임 6개월을 맞은 농협중앙회 김병원 회장이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을 찾아 밝힌
내용입니다.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까지 받았다며 조직 개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냅니다.
지역농협의 균형 발전과 수출 증대 방안 등 자신의 경영 철학도 공개하며 향후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겠다는 뜻도 내비쳤습니다.
좋은 얘기들이긴 한데 취임 직후도 아니고, 6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왜 세종시까지 내려와 이런 얘기들을 꺼냈을까.
속사정을 살펴보면 좀 이해가 갑니다.
농협중앙회장 불법 선거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오다 두 달 전 겨우 조사가 마무리됐고, 1차 공판을 넘기며 이제 겨우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 아닐까요.
당장 다가올 국정감사도 걱정이었겠죠.
농림축산식품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농협법 개정을 놓고도 할 말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김 회장과 함께 온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임직원들은 사실상의 관치경영 부활이 아니냐며 온갖 불만을 쏟아냅니다.
지금도 정부 입김이 반영된 인사들이 잇따라 내려오는데, 농협법이 개정되면 이런 현상이 더
곧 시행에 들어갈 김영란 법에 대해서도 한우 등 축산부터 꽃 농가는 물론이고, 고깃집과 한정식집 등 식당들까지 줄줄이 망할 거란 우려도 전달합니다.
생각과 불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좀 더 일찍부터 발벗고 나섰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정규해 기자 spol@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