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대표하는 산업이자 1위 수출품목인 반도체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반도체 굴기(堀起)’를 선언한 이후 기술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면서 업계의 위기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중국은 퇴직 임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해 이들을 통해 기술 유출을 시도해오다 이제는 현직 고위직 임원까지 노리고 나서 충격을 줬다.
지난 22일 구속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소속 A 전무가 빼내려고 한 기술은 삼성전자가 손꼽는 ‘14나노 모바일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생산을 위한 핵심공정 관련 자료다. 이는 삼성전자가 2015년 2월 업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3차원(3D)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FinFET) 공정이 적용됐다 .
이는 기존의 20나노 공정보다 성능 20% 향상됐고, 소비 전력이 35% 줄어들고, 생산성이 30% 개선 등 고성능·저전력·고생산성의 특징을 갖춘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삼성전자는 기존 20나노 공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평면(Planar)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차원 트랜지스터 구조의 핀펫 공정을 적용했왔다. 이를 통해 트랜지스터 성능 향상은 물론, 공정 미세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기술은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 AP인 ‘A9’, 퀄컴의 ‘스냅드래곤820’ 등에 적용해 생산을 맡아왔다.
현재 A 전무가 이 기술을 어디로 팔려고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을 지목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중국 최대 반도체회사인 칭화유니그룹이 국영 반도체기업인 XMC의 지분 과반을 인수해 반도체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XMC는 현재 240억달러(약 27조원)를 들여 자체 메모리반도체 제조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차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D램 생산시설을 세운 뒤 기타 부품까지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칭화유니그룹도 120억달러(약 13조6000억원)를 들여 별도의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중이었다. 중국은 이 두 기업을 하나로 합쳐 메모리 자립화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한국기업에 대한 추격 속도를 한층 높일 계획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스마트폰, TV, 가전 등 전자산업 분야에서 한국·일본·미국 등 선발 업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자국 기업들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휴대폰에 들어가는 메모리 등 반도체 핵심부품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업체들의 수익성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중국 정부가 절감한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술이 빠르게
[이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