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충남 아산원예농협 수출단지. 지난 여름 폭염을 견디고 단단하게 여문 신고배 15.6t이 컨테이너 트럭에 실렸다. 이 컨테이너는 부산항에서 선적된 후 미국 뉴욕으로 향한다. 한달 후에는 뉴욕 롯데프라자, H마트, 한남체인, 코스트코, 푸드바자 등에서 소비자와 만날 예정이다.
신고배 상자에는 초록색 브랜드 ‘NH FARM(팜)’이 붙어 있다. 지난 7월 농협중앙회(회장 김병원)가 만든 수출 공동 브랜드다. 천안, 안성, 아산, 나주, 상주, 울산, 고창 등 배 원산별로 달랐던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했다. 기존에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특산물에 수출 보조금과 판촉비를 지원하면서 서로 경쟁하던 구조였기 때문에 홍보와 유통망 확보, 소비자 불만 처리 등이 쉽지 않았다.
농협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수출 공동 브랜드 작업을 시작해 NH FARM(팜)을 탄생시켰다. NH는 농협의 이니셜이자 ‘Natural & Healthy’의 줄임말이다. 품질에 대한 신뢰와 자연 그대로 건강함을 의미한다. FARM은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과 신선함을 전달하는 생산자를 뜻한다.
이날 선적된 신고배는 이 브랜드를 단 첫 수출품이다. 농협은 배 선적을 신호탄으로 신선 농산물과 가공식품 수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오는 2020년 농식품 수출 10억 달러(약 1조953억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NH FARM을 달고 해외로 나갈 신선농산물 품목은 파프리카(일본 수출)와 딸기(태국), 토마토(홍콩) 등 채소류, 단감(말레이시아)과 사과(대만), 키위(일본) 등 과실류, 버섯류(미국·홍콩) 등이다. 가공식품으로는 유자차와 김, 음료, 김치, 떡 등이 이 브랜드를 달고 미국과 중화권으로 수출된다. 또한 인삼류, 삼계탕과 햄 등 축산류, 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도 적용된다.
농협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1인가구 비중이 높은 일본 시장을 겨냥해 소포장 농산물 신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코스트코와 노스 게이트등 현지 대형 유통망과 H마트, 갤러리아 등 교포 시장 바이어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수출 마케팅도 강화한다. 지난 3월 알리바바 티몰에 농협관을 개설해 한국 농식품 100여 품목을 수출하고 있으며, 오는 11월 11일 중국 광군제 때 판촉행사를 전개할 예정이다. 광군제는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대부분의 온라인쇼핑몰이 참여하는 최대 쇼핑일이다. 지난 8월에는 홍콩식품박람회에 참가했으며, 오는 11월 열리는 상하이 식품박람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드라마와 K팝 한류를 활용해 동남아시아 시장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드라마에 협찬광고를 추진하고 스타를 활용한 샐럽 마케팅을 펼친다. 또한 중동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할랄인증(JAKIM, KMF, ESMA)을 김치, 쌀, 김,
이상욱 농업경제 대표는 “NH FARM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농협 수출상품의 신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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