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최고의 명절 선물은 다이알 비누였다. 샴푸가 거의 없던 시절이라 이 비누로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았다. 1954년 설립된 동산유지가 미국 아모어다이얼과 기술제휴로 생산한 이 제품은 10년 가까이 국내 비누 시장 1위 영예를 누렸다.
그러나 1980년대들어 샴푸와 다양해진 화장비누에 밀려 다이알 비누 판매가 뚝 떨어졌다.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춘 줄 알았는데 최근들어 온라인 쇼핑몰과 일부 대형마트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3개 가격이 4000원에 못미치는 데다가 항균과 보습 기능이 뛰어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오픈마켓 SK플래닛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다이알 비누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나 껑충 뛰었다.
다이알 비누처럼 부활한 ‘추억의 상품’으로는 쿨피스를 꼽을 수 있다. 30·40대는 중독성이 강한 이 달콤한 주스를 마시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파인애플맛, 복숭아맛, 자두맛 중에서 무엇을 고를까 행복한 고민에 빠지곤 했다. 쿨피스가 대박나면서 쥬시쿨, 화인쿨, 쿨랜드 같은 유사 제품도 잇달아 쏟아졌다. 그러나 음료시장에 건강 주스 바람이 불면서 존재감이 약해졌고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런데 최근들어 떡볶이와 닭발, 불닭, 해물떡찜 등 매콤한 음식점에서 쿨피스가 재등장하기 시작했다. 매운 맛을 달래는데 제격이어서 서비스 음료로 내놓거나 판매되고 있다. 유년 시절 추억도 있지만 한 통(930㎖)에 99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비슷한 크기의 냉장과일 주스가 대부분 2000~3000원대임을 감안하면 반값도 안 된다.
요즘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는 쿨피스는 1980년 해태유업이 국내 최초로 출시한 유산균 음료다. 지금은 2006년 해태유업을 인수한 동원F&B가 판매하고 있다. 동원F&B에 따르면 쿨피스 매출액은 2014년 110억, 2015년 13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150억원이 예상된다.
다이알 비누 역시 회사가 여러번 바뀌는 영욕의 세월을 보냈다. 1982년 동산유지는 매출액 감소와 설비투자 과잉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1993년 SKM(선경마그네틱)에 인수된 뒤 이듬해 사명을 동산C&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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