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한 희성소재·코리아오토글라스·현대자동차 공동연구팀. 왼쪽부터 희성소재 박택희 대리, 현대자동차 손현수 책임, 현대자동차 박현달 이사, 코리아오토글라스 이성훈 차장, 현대자동차 김성진 팀장, 희성소재 정현채 차장, 현대자동차 정해원 책임연구원, 코리아오토글라스 공용진 사원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
차량용 유리에는 습기나 겨울철 성에를 제거하기 위해 열선이 적용돼 있다. 배터리로부터 열선에 전원을 공급하려면 단자가 필요하다. 이때 사용되는 소재가 유리용 솔더다.
유리와 구리단자 사이의 응력(외부에서 가한 힘에 저항하는 힘)을 완화하기 위해 연성이 높은 납을 주성분으로 하는 솔더를 사용해왔다. 최근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납 사용을 배제한 새로운 친환경 소재의 개발 필요성이 대두됐다.
TV와 같은 가전제품에는 이미 납을 제거한 무연솔더가 적용되고 있다. 친환경 무연솔더 개발의 결정적 계기는 2008년 유럽연합(EU)의 ‘폐차처리지침’ 개정이었다. EU는 차량 유리에 사용되는 솔더까지 납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무연솔더 시장은 해당 기술을 보유한 안타야(Antaya)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다. 이에 희성소재, 코리아오토클라스, 현대자동차는 공동으로 새로운 무연솔더 개발에 나섰다.
개발엔 어려움이 따랐다. 유리에 기존 전자제품용 솔더를 부착할 경우 유리가 파손됐다. 금속인 솔더와 유리의 열팽창 계수 차가 컸기 때문이다. 온도에 따라 서로 늘어나고 줄어드는 변화정도가 다르다보니 유리가 이 힘을 이기지 못하고 깨진 것이다.
현대차는 솔더를 만들어본 적이 없어 접합소재 전문기업인 희성소재, 산업유리 전문업체인 코리아오토글라스 3사가 힘을 합하게 됐다. 연구 결과 인듐(In)을 첨가하면 유리가 깨지지 않는 최적의 솔더를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됐다. 문제는 안타야가 최적의 합금비율로 알려진 ‘인듐 65%’에 대해 이미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세 기업은 이를 피해 인듐 함량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됐다. 니켈, 아연, 코발트, 구리, 망간, 안티몬 등 여러 원소들을 가지고 실험한 결과 구리, 아연을 적절히 섞어주면 인듐 함량을 4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미국에서 차량 평가를 진행한 결과 품질에도 문제가 없었다.
장영실상을 수상한 제품은 경쟁사 대비 인듐의 함량을 줄여 제품의 원가를 40% 정도 낮출 수 있었다.
솔더 매출은 현대기아차 기준 올해 약 9억원(25만대), 2019년 약 154억원(393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적용 차종이 늘어나면 2023년에는 약 261억원(600만대)의 매출이 전망된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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