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치약(구중 청량제 포함)의 알코올 함량이 시판 소주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제품은 라벨에 에탄올(알코올) 함량을 표시하지 않은 채로 판매되고 있다.
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김범호 약품화학팀장이 도내(道內)시판 중인 치약과 구강 청량제 75개 품목의 항균ㆍ보존제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시판 액상 치약(구중청량제 16품목 포함)의 에탄올 함량을 검사한 결과 19개 품목 중 16개 품목에서 4.9∼21.9%의 에탄올이 검출됐다. 이중 3개 품목의 에탄올 함량은 20.5∼21.9%에 달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일부 제품의 알코올 함량이 현재 시판 중인 소주보다 높은 것이 확인됐다”며 “이중 에탄올 함량이 라벨에 표시된 제품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거품형 치약 2개 품목에서는 에탄올이 각각 4.9%, 5.7% 농도로 검출됐다. 어린이용 구중청량제(2개 품목)에선 에탄올이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에탄올은 대부분의 구강 청량제에서 사용됐지만 함량이 표시되지 않았다”며 “의약외품인 치약·구중청량제는 의약품과는 달리 현행 규정상 주(主)성분 표시만 의무화됐을 뿐 전(全) 성분 표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검사에서 시판 치약(구중청량제 포함) 75개 품목 중 에탄올·트리클로산·파라벤 등 보존제 사용 여부를 제품에 표시한 것은 3개 품목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소비자의 알 권리와 제품 선택권을 위해 제품에 전 성분 표시가 의무화돼야 할 것으로 본다”며 “에탄올 함량이 술인 소주보다 높은 제품도 있으며 이 경우 알코올 함량 표시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저알코올 함유’라고 표시한 품목은 에탄올 함량이 5.5%였다. 저알코올 기준이 따로 없어 제조회사에 임의로 ‘저알코올’이라 표시한 셈이다.
미국, 유럽 등에선 치약 보존제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MIT의 사용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선 이를 금하고 있다. 대신 벤조산나트륨ㆍ파라옥시벤조산메틸ㆍ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등 3종만 치약 보존제로 허용하고 있다. 보존제는 방부제와 같은 개념으로 제품이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조사한 7
이번 연구결과(치약제 중 항균성분 및 보존제 조사 연구)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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