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갤럭시 노트7’ 250만대 리콜로 인해 실적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한 8조원대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시장 전망치를 3000억원가량 웃돌았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49조원, 영업이익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81%, 전년 동기 대비 5.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18% 줄어들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5.55% 늘어났다.
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들이 제시한 당초 전망치를 3000억원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7조4944억원이었다. 갤럭시 노트7 리콜로 인한 추정 손실액을 1조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잠정 실적 발표이기에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IM부문(스마트폰)의 실적이 저조한 반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DS부문이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CE부문은 계절 가전의 성수기가 지나면서 영업이익이 소폭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갤럭시 노트7의 리콜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관련 손실액은 3분기 대부분 반영됐다고 전해졌다.
앞서 국내 증권사들은 갤럭시노트7 리콜로 인한 IM부문의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하면서도, DS부문(부품)의 반도체 사업과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 개선 등으로 인해 하락폭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점쳐왔다. 특히 3분기에는 지난 2분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해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CE(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을 돌파한 전분기보다 줄어들겠지만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성장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인 7조8000억원을 비롯한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22조6198억원이다. 4분기 영업이익이 7조3802억원 이상만 기록하면 연간 30조원의 영업이익을 돌파할 수 있어 무난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36조7850억원을 기록했지만 최근 2년간 25조~26조원대에 머물러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반도체와 같은 다른 사업이 메꿔줄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특히나 메모리 반도체와 중소형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확고한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 반도체·디스플레이 가격 ↑…4분기 실적 전망 ‘맑음’
4분기 실적을 이끌 주역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될 전망이다. IM부문 영업이익이 갤럭시 노트7 출시국 확대와 판매 정상화로 인해 실적 개선에 일조하겠지만,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치면서 단기적인 실적 개선에는 불확실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D램,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와 ‘LCD 패널’의 가격이 오름세라는 점도 삼성전자에 긍정적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 D램 평균계약가격이 전월 대비 7.4% 상승했으며 4분기에는 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대표 품목 중 하나인 eMCP(임베디드 멀티칩 패키지)의 평균판매가격(ASP)은 4분기에만 10~15%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LCD 패널 가격은 지난 5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지난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TV용 40인치 LCD 패널 가격은 116달러로 전월 대비 16%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39.5인치, 43인치 모델은 각각 117달러, 122달러로 전월 대비 13%, 11% 상승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낸드 플래시가 각광을 받으면서 업체들의 투자가 몰려 D램 공급량이 감소,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D램은 물론 낸드 플래시 분야에서도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으며 두 분야 시장 점유율이 세계 1위다. 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서는 중소형 올레드(OLED) 패널 시장에서도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애플까지 기존 LCD 대신 올레드 패널을 채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전망이 밝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IM부문의 실적이 크게 회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