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돼지는 서열 확인을 위해 격한 싸움을 자주 벌이는데요.
그러다 보니 다치는 일이 많아 축산농가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회성이 좋은, 이른바 착한 돼지만 골라 키웠더니 이런 문제가 확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배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우리에 모여 있던 돼지 세 마리가 격하게 싸웁니다.
서로 물어뜯는가 하면, 앞다리를 들어 상대를 짓누르기도 합니다.
서로의 서열을 확인하려고 싸움을 벌이는 겁니다.
돼지는 물론 축산농가들도 이런 다툼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 인터뷰 : 이일주 / 씨돼지 관리자
- "돼지가 싸우게 되면 아무래도 크는 데 덜 클 수밖에 없고 관리자로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스탠딩 : 배정훈 / 기자
- "하지만, 사납고 폭력적인 돼지 대신 이렇게 온순한 돼지만 골라 키울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와 행동양식을 분석해 사나운 돼지와 착한 돼지를 따로 모아 키웠더니, 착한 돼지들이 싸우는 횟수는 사나운 돼지에 비해 27% 수준에 그쳤습니다.
싸움이 줄면서 성장에 지장을 받는 일이 없어지자 양육 기간은 6일 줄어들고, 분만하기까지 키우는 기간도 5일 단축됐습니다.
양육 시간이 줄어들면 축산 농가들은 한 해 2억 원 가까운 운영비를 아낄 수 있게 됩니다.
▶ 인터뷰 : 홍준기 /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사
- "이런 연구를 통해 사회성이 좋은 돼지를 종자로 활용하게 되면 소비자 측면에서도 더 싼 (품질 좋은) 돼지를 살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유전공학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한 축산업이 농가의 수익 증대는 물론 소비자들의 선택권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배정훈입니다. [ baejr@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