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LG가 가까스로 막차를 탔지만 SK는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정보기술(IT) 리그에서는 어떤 양상일까.
올해 마지막 금융IT 최대어로 꼽히는 산업은행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놓고 LG CNS와 SK주식회사 C&C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앞선 두 번의 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LG CNS는 내리 3연승을 자신하고 있고, SK C&C는 첨단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하며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11일까지 입찰 등록을 받는다. 제안설명회를 거쳐 내달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내년 2월 사업에 착수해 오는 2019년 5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단 현재 산업은행 IT 아웃소싱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SK C&C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황이다. 이기열 SK C&C 금융사업부문 전무는 “산업은행에 대한 시스템을 누구보다도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LG CNS는 2연승의 1등 공신인 자동코딩 독자 기술 ‘MDD(모델기반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홍근 LGCNS 금융사업담당 상무는 “LG CNS MDD는 이미 대형사업에서 검증된 방법론으로 시스템 품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K C&C는 이번에 MDD에 대항할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 새로 개발한 ‘차세대 방법론’을 이번 산은 입찰에 제안할 예정이다. 이기열 전무는 "50% 코딩을 자동으로 지원하는 자체 방법론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기존 방법론보다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에 산은이 제시한 사전 조건에 포함된 ‘지능형 Q&A’는 SK C&C 결정적 승리 요인으로 거론된다. 인공지능 활용 가능 여부가 승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 C&C는 지난 5월 IBM과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에 대한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LG CNS도 순순히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아직 인공지능 플랫폼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산은 조건에 맞춰 플랫폼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홍근 상무는 “다양한 인공지응 플랫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왓슨 역시 SK측이 독점권을 갖고 있는 게 아닌 만큼, 우리와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산은 프로젝트는 대규모 구축 사업이라 충분한 개발인력이 가점이다. 산은은 ‘개발 인력의 50%를 자사 인력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하청이나 협력사를 통한 임시 인원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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