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국내 타이어업계 최대 규모 연구소를 건립했다. 품질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려는 전략의 첫 단추다. 최근 테슬라, 포르쉐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이번 연구소 건립을 통해 타이어 산업을 넘어 자동차 산업의 리더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18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중앙연구소) 준공식에 참석한 조현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은 “요즘 제조업의 생존에는 혁신이 절대적”이라며 “한국타이어는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에서는 테크놀로지 혁신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은 연면적 9만6328㎡(2만9139평), 대지면적 7만387㎡(2만1292평)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됐다. 건물 설계는 국내 건축물 최초로 하이테크 건축 전문 기업 ‘포스트 앤 파트너스’가 담당했다. ‘포스트 앤 파트너스’는 슈퍼카 브랜드 맥라렌의 ‘테크놀로지 센터’와 ‘애플 캠퍼스2’ 등 미래 지향적 디자인의 건물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국내 타이어 기업 최초로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도입해 타이어가 받게 될 열과 압력을 가상의 트랙에서 측정할 수 있게 했다. 이날 연구소에서는 전문 드라이버가 한국타이어의 레이싱카용 타이어를 3D화된 영국 실버스톤 F1 경기장에서 테스트하기도 했다.
타이어 소음 테스트 실험실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외부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될 뿐만 아니라, 실험실 내부에서 발생한 소음이 벽에 반사되지 않아 온전히 타이어 소음만을 측정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노면 소음에 민감한 친환경 자동차에 최적화된 타이어 개발을 위한 시설이다.
한국타이어는 테크노돔의 첨단 시설을 통해 친환경차와 초고성능차 등 미래형 자동차에 장착될 타이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한국타이어는 지난 해 포르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칸, 올해 BMW 최고급 세단 7시리즈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자로 선정됐으며, 최근에는 테슬라 모델3 신차용 타이어 메인 공급자로 낙점되며 전기차용 타이어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산업을 넘어서 자동차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 해엔 1조 819억원을 투자해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사들여 2대 주주에 올랐다. 조현범 사장은 “전통적인 제조업보다는 기술력과 브랜드 무형자산을 추구해야겠다는 목적으로 한온시스템에 투자했다”라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조 사장은 “포트폴리오 상으로 봐서 욕심이 나지 않는다”라며 “금호에서 다시 가져가든 해외 그룹에서 가져가든 우리에겐 큰 임팩트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올해를 실적 개선의 원년으로 삼았던 목표
[대전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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