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의 채용 열기가 뜨겁다. 사상 최대 여객수송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여행업 호황에 따른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데다 내년까지 일부 LCC가 항공기 추가 도입을 준비 중인 만큼 인력 수급을 확대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 항공사가 최근 계열사 지원 부담과 재무구조 개선작업 등으로 채용에 소극적인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채용 규모는 450여명으로 지난해 보다 20명 가량 확대했다. 이 항공사는 현재 채용 진행중이다. 내년에 4대의 여객기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인 만큼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게 제주항공 측의 설명이다. 특히 객실승무원 채용의 경우 처음으로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채용을 시도하며 인재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항공기를 40대로 늘릴 계획인 만큼 채용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 역시 현재 일반직을 대상으로 한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하반기에만 100명의 인력을 수급한다. 올해 채용 규모는 총 380명으로 지난해보다 10명 줄었지만 운항승무원은 상시 채용 중인 만큼 연말까지 신규 채용 인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진에어는 올해 들어 타이베이, 괌, 우시, 사이판, 나리타(도쿄) 노선을 확대한 데 이어 오는 12월에는 인천-기타큐슈, 인천-케언스, 부산-기타큐슈 노선을 추가한다. 특히 인천-케언스 노선에는 국내 LCC로는 유일하게 393석 규모의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를 도입하기로 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항공기 도입에 따른 인력 수급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로 올 하반기 첫 취항한 에어서울은 지난 1월까지 아시아나항공 파견 인력으로 운영하다 올해부터 일반직과 정비직, 운항관리직, 객실·운항 승무원을 총 221명 채용했다. 오는 2017년에도 추가로 123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특히 2017년까지 8개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해 15개 도시에서 주 85회를 운항할 예정이어서 공개채용과 상시채용을 함께 실시할 방침이다. 같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부산 역시 지난해 220여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280여명을 뽑기로 했다. 현재 경력직 항공 정비사와 운항 승무원을 상시 채용 중이다. 연말 국제선 4개 노선을 계획 중인 에어부산은 올해 말까지 항공기 3대를 도입하고, 내년에도 3대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역시 올해 총 4대의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312명을 뽑아 지난해 보다 채용 인원을 65.9% 늘렸다. 하반기에는 신입 운항 승무원을 채용한다. 특히 다문화가정과 보훈대상자·소년소녀가장 특별 전형 등 다양한 전형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기로 했다.
지난해 300여명을 채용했던 티웨이항공도 올해 들어 350여명으로 채용 규모를 늘렸다. 내년에도 이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4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만큼 채용도 확대해 지속적인 외적 성장을 노린다는 목표다.
노선 확대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LCC와는 달리 대형 항공사들은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한항공 채용 규모는 500여명 수준으로 동일하고, 지난해 750여명이던 아시아나항공의 국내 채용 규모는 올해 460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의 중소형 항공기 한 대를 운영하는 데는 평균 4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며 “대형항공사가 재무구조 개선 등의 이슈로 채용에 소극적인 데 반해 항공기 추가 도입을 통한 신 노선 확대로 외형 성장 중인 LCC가 항공업계 고용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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