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배기 아이 목숨 앗아간 전북대·전남대 병원 중징계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두 살배기 아이의 수술을 다른 병원으로 미루다 아이가 사망하는 사고를 초래한 대학병원에 중징계가 내려졌다. 아이가 처음 도착했던 전북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이 취소됐고, 역시 이 환자를 받지 않은 전남대병원은 ‘권역외상센터’ 지정이 취소됐다.
20일 중앙응급의료위원회는 ‘중증외상 소아환자 사망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고(故) 김민건 군은 병원 13곳에서 “수술실이 없다”“수술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절당하다 14번째 만에 찾은 병원에서 수술 중 숨졌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김군이 처음 도착한 전북대병원은 정형외과 전문의를 호출하지 않았고, 직접 대면 진료도 하지 않았다. 전북대 병원으로부터 전원의뢰를 받은 전남대 병원도 골반골절에 따른 환자 상태를 비교적 상세하게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증외상환자로 판단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전북대병원은 당시 다른 수술 때문에 환자의 수술이 어렵다고 했지만 권역응급의료센터 역할을 고려할 때 부적절하다”며 과태료 200만원, 과징금 300만원을 부과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취소했다.
복지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각 병원의 전원 핫라인 직통번호를 응급의료정보망에 공지하고 모든 응급의료기관에 게시하도록 했다. 또 권역 간 전원은 원칙적으로 전원조정센터에 의뢰하도록 하고, 권역 내 조정은 지역 내 네트워크를 활용하거나 필요한 경우 전원조정센터에서 조정하기로 했다.
[김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