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 사업자 AT&T가 콘텐츠 사업자 타임워너 인수를 전격 발표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앞서 무산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 불허 사례와 비교하며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두 사안이 다르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통신 사업자인 AT&T는 전날 콘텐츠 사업자인 타임워너를 854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사실이 국내에 보도되자 국내 통신·미디어 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 활성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이 한계에 다다른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무산했지만 반전의 기회가 될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AT&T의 타임워너 인수 시도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건과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케이블TV)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IPTV)와 합병시키려 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건은 ‘동종(유료방송) 사업자 간 결합’인데, AT&T와 타임워너는 각각 통신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로 ‘이종 사업자 간의 결합’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각각 이동통신시장과 케이블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시장 지배적 사업자였다는 점도 AT&T와 타임워너 건과 다른 점이다.
AT&T는 미국 이동통신시장 2위·유료방송시장 2위 사업자다. 타임워너는 콘텐츠 시장 3위 사업자다. 두 사업자 모두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다. 최근 케이블업체 차터와 합병한 타임워너케이블(TWC)은 지난 2009년 타임워너에서 계열 분리한 별개 사업자로 타임워너와 관련이 없다.
현재 AT&T와 타임워너의 인수합병은 규제기관의 승인이 남아있다. 두 회사가 합병을 결의했지만 회사별 주주총회를 통과하고 규제당국인 미 법무부 반독점국, 연합통신위원회(FCC)의 심사를 모두 거쳐야 한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합병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의견을 내놓는다.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협상”이라며 “당선되면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말햇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도 “규제당국이 양사간 협상 과정을 면
업계 한 관계자는 “M&A가 성사된 게 아니라 아직 사업자 간 선언에 불과하다”며 “사업자끼리 인수합병 선언은 기업경영상 자유스럽지만 실제로 인수합병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규제기관의 면밀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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