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그룹은 전경련이 싱크탱크, 경제연구소와 같은 정책 연구 및 제언 업무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경련을 해체하기 보다는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현재의 기능 조직 인적 구성을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 형태로의 변화가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미국 헤리티지 재단’을 모델로 꼽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설문조사에서 전경련 변화에 대한 요구는 강했다. ‘현재와 같은 체제로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에는 단 한명도 동의하지 않았다. 모두가 전경련은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동의하는 셈이다. 복수응답을 받은 결과 가장 시급한 조치로 재계에서는 ‘전경련의 역할 재규정 및 조직변화’을 92%가 꼽았다. 리더십 회복, 인적쇄신보다 중요한 게 역할 재조정이라고 답한 것이다.
어떤 형태로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현 체제 유지 ▷ 헤리티지재단 ▷민간경제연구소 ▷전미제조업협회(NAM) ▷일본 게이단렌 등을 선택지로 제시했다. 헤리티지재단은 거시적인 차원의 안보·경제정책에 대한 연구와 제언에 집중하는 기관이다. NAM은 미국 제조업기업들을 회원으로 하며 제조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이다. 전경련과 유사한 일본 게이단렌은 현 사가키바라 사다유키 현 회장 체제에서 ‘정치와 경제는 수레의 양 바퀴와 같다’며 정치권과 적극적인 공조를 표방하고 나선 상태다.
응답자들의 답변은 헤리티지재단(38%), 삼성경제연구소·LG경제연구소와 같은 민간경제연구소(25%) 등에 집중됐다. NAM스타일의 이익단체(18%), 게이단렌 스타일(9%)에 대한 답변은 상대적으로 적었고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한 곳도 없었다.
재계에서는 전경련이 연구와 정책제언에만 집중해주길 원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일은 가급적 삼가하자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헤리티지 재단을 선택했다는 한 임원은 “전경련이 현실 정치나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모든 회원사들까지 같이 엮어들어가게 된다”며 “전경련이 재계의 입장을 밝히는 역할에 집중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제연구소형태로 거듭나야 한다고 답한 한 임원은 “개별 민간경제연구소들이 모두 내부 프로젝트 수행에 집중하면서 경제 전반을 연구하고 대외적으로 공
또 다른 임원은 “정치권과의 적극적인 교류가 결국 이 사단을 만들어 냈다”면서 “이제는 철저히 이론과 지식으로 무장해 기업가를 대변하는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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