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급락과 원화 강세로 인해 지난 3분기 정유사들의 실적이 직전 분기 대비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4분기부터 좋은 실적이 호전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이러한 전망은 석유제품과 파라자일렌(PX) 시황이 강세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 때문이다. 또 미국 동부지역 최대 규모의 송유관이 폭발하면서 석유제품 수출도 늘어날 것이란 예측도 한몫했다.
4일 정유·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배럴당 6달러 수준을 기록한 아시아 지역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운송·운영 비용을 뺀 값)은 오는 2018년 배럴당 8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지지역의 석유제품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0년까지 아시아지역의 석유제품 수요는 428만배럴이 늘어나지만 신규 증설 규모는 285만배럴에 그친다”며 “중국 내 대형 정제설비 증설의 마무리와 일본 내 정제설비 해체가 겹치는 내년 1분기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에서 발생한 송유관 사고로 석유제품의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에 있는 콜로니얼 송유관이 폭발해 휘발유·경유·등유의 수송이 정지됐다. 콜로니얼 송유관의 하루 휘발유 수송량은 137만배럴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사고로 차질이 생긴 휘발유 수송량은 미국 동부 수요의 43%, 전 세계 수요의 5.6%를 각각 차지한다”며 “미국의 휘발유 수급 차질로 아시아 휘발유 마진이 연말까지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PX의 시황도 내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강세가 점쳐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 합성섬유 수요는 계속 증가하지만 대규모 PX 생산설비 증설은 내년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끝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PX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로 이를 가공하면 합성섬유 폴리에스터의 원료인 테레프탈산(TPA)이 된다.
황 연구원은 “올해 t당 350달러 내외에던 PX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 가격과 운송·운영 비용을 뺀 값)는 오는 2018년 400달러, 2019년 450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이 4분기 각각 6510억원, 38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5.6% ,231% 늘어난 수치다.
지난 3분기 정유사들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정유사들의 직전분기 대비 3분기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SK이노베이션 62.9%, GS칼텍스 57.3%, 에쓰오일 81.9%, 현대오일뱅크 61.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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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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