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8일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의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기획재정부가 8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 따르면 9월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모두 전달대비 감소세로 돌아선데다 취업자 증가폭도 3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수출은 10월에도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했다. 주환욱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최순실 게이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과도한 심리위축을 우려하면서 현 경제상황에 대해 “경제위기에 준하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경제 상황이 급박한데도 경제콘트롤타워의 사실상 공석 상태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가 새 경제부총리를 결정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 국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정세균 국회의장과 만나 ‘국회 추천 국무총리’를 수용한 가운데 청와대는 임종룡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등 국무위원 내정자 거취도 국회에 맡길 뜻을 전했다.
야당인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김병준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임명을 놓고 입장이 엇갈린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앞으로 다가올 어려움이 더 크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한다”면서도 절차적 문제를 들어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비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7일 “경제 문제는 하루도 늦출 수 없기 때문에 기왕에 경제부총리 후보가 나왔으면 이번주 내라도 국회에서 경제사령탑부터 세울 지 검증해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새로운 경제사령탑을 바로 세우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분초를 다툴만큼 시급한 사안이라고 지적한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은 진단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닐 정도로 급박한 위기”라며 “새로운 경제부총리에게 경제 정책에 대한 전권을 주고 주요 경제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에도 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제와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울때는 정치논리보다는 실용적으로 최대한 빨리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새 경제부총리는 정책 연속성과 전문성을 엄격히 따져 뽑아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김인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현 상황에서는 정무적인 인사보다는 경제관료 출신이 낫다”며 “경제관료가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정권이나 정치권과 상관없이 정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할 수 있고 전문성 있는 사람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은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을 강조하며 “구조개혁은 저항과 반발이 뒤따르기 때문에 정부의 일관된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조시영 기자 / 강계만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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