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수’가 글로벌 경제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으로 떠올랐다. 선거결과가 전해진 지난 9일 시장 충격은 일단 하루만에 진정 국면으로 돌아섰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해외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이고 수익창출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주식 비중을 늘리고 미국 등 선진국채권과 브라질·동남아 등 신흥국주식은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매일경제신문은 10일 증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트럼프시대 자산배분 전략’을 문의 한 결과 이들은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방향이 드러날 때 까지 신중하게 접근하되 해외분산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조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강남센터 PB부장은 “신규투자를 위해 오늘 방문하겠다는 고객을 말렸다”면서 “최소 2주 정도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때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 의욕이 넘치는 투자자들에겐 금과 같은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선진국 주식, 특히 미국 주식을 포트폴리오의 최대 40%까지 담을 것을 권고했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장은 “금값 상승세는 한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불확실성 국면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더 담아도 좋다”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팀장은 “트럼프의 경기부양용 재정확대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키고 결과적으로 미국 증시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선진국 채권과 신흥국 주식은 줄여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여전히 연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인플레이션 가속화로 미국 채권 금리가 상승압박을 받고 있어 장기적으로 채권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김 팀장은 “이미 미국은 채권 금리가 많이 상승했고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채권 비중은 줄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신흥국 주식의 경우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이 실행된다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부장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당분간은 신흥국 통화들의 약세가 이어질 확률이 높고 그러면 주식시장도 자금이탈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올들어 70% 가량 단기 급등한 브라질 주식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흥국 채권에 대해서는 투자 의견이 엇갈렸다. 대표적인 신흥국 채권인 브라질 채권의 경우 금리인상 국면에서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는 반면, 연 10% 이상 높은 이자율을 감안하면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돈영 신한금융투자 IPS본부장은 “트럼프 정부가 재정 적자를 통해 시장에 달러공급을 늘리면 달러대비 신흥국 통화가치는 상대적인 강세로 돌아서면서 채권가격 하락분을 상쇄할 수 있다”면서 브라질과 동남아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50% 담으라고 조언했다.
달러 역시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재정정책 확대 사이에서 방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문 본부장은 “트럼프는 자국기업 이익을 위해 약달러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반면 임동욱 신영증권 명동PB센터 팀장은 “금리인상이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에 대해서는 단기채 중심의 접근을 주문했다. 장기채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에 동반해 중장기적으로 국내금리도 따라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최재원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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