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전문 기업 하만(Harman)을 전격 인수한다.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커넥티트카(connected car),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 하만 인수를 의결했다.
커넥티드카는 정보통신기술과 자동차를 연결시킨 것으로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이 가능한 차량을 말한다.
하만의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로, 인수 총액은 80억달러(약 9조3760억원)이다. 이는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번 M&A는 지난달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이후 첫 대규모 합병이란 점에서 이 부회장의 신성장 사업 본격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연평균 9%의 고속성장을 하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커넥티드카용 전장사업 시장은 지난해 450억달러에서 2025년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TV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왔으나 이번에 글로벌 선두기업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전장 사업 분야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체제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디네쉬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IT 기술이 자동차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 분야를 고루 갖춘 기업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고객들에게 더욱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무선통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 전장사업 분야 선두기업으로 매출 70억달러(약 8조원), 영업이익 7억달러(약 8000억)에 달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운전과 길 안내 등 필요한 정보와 다양한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텔레매틱스는 자동차 안에서 인터넷을 통한 각종 정보 검색 등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의미한다.
특히 하만의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 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24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하만은 인수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자회사로서 현 경영진에 의해 운영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중심으로 하만 경영진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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